'전설'마저 따돌린 류현진, 143년 MLB 새 역사 쓰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5-09 06:00


류현진. AP연합뉴스

143년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쓸 기세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가공할 투구로 메이저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8일(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무4사구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의 올 시즌 삼진-볼넷(K/BB) 비율은 22.5. 2014년 필 휴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세운 11.6,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기록에 두 배 가까운 수치다. 메이저리그 출범 이후 '컴퓨터 제구'의 척도인 삼진-볼넷 비율 두 자릿수 기록을 세운 선수는 휴즈를 비롯해 단 4명 뿐이다. 이마저도 10~11대에 머물고 있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부상을 털어내자마자 호투 릴레이로 '전설'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는 류현진의 투구에 모두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 뺨치는 면도날 제구, S존을 가지고 놀았다

류현진은 애틀랜타전까지 올 시즌 7차례 등판에서 44⅓이닝을 소화했다. 45개의 탈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단 두 개 뿐이었다. 지난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도중 부상으로 열흘을 쉬었던 그는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이었던 4월 26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7이닝 8안타 10탈삼진 2실점)과 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8이닝 4안타 6탈삼진 1실점)에서 호투하며 기대를 높였다. 이어 애틀랜타전에서 9이닝 4안타 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부상 복귀 후 첫 등판이었던 4월 2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6회말 1사후 헤수스 아길라르에게 볼넷을 내준 이후 24⅓이닝 연속 무4사구를 기록했다.

애틀랜타전에서 류현진의 '면도날 제구'는 절정에 달했다. 메이저리그 통계분석사이트인 브룩스 베이스볼이 이날 경기 직후 게시한 스트라이크존 분석에 따르면,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을 '가지고 놀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신들린 제구를 선보였다. 좌타자를 상대로 철저하게 몸쪽 낮은공 승부를 펼친 반면, 좌투수에 강점이 있는 우타자 승부 때는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했다. 높낮이는 스트라이크존에 딱 맞추면서도 좌우 폭을 극단적으로 넓히면서 경계선에 맞춰 타자들을 침묵시켰다.

미국 언론 '판타스틱' 연발, 이젠 명실상부한 다저스의 에이스

LA 지역지 LA타임즈는 '류현진이 93개의 공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애틀랜타를 상대로 무자비한 투구를 펼쳤다'고 적었다. 이 신문은 '지난해 8월 이후 류현진이 다저스타디움에 등판한 9경기 65이닝 동안 상대 타자들은 단 한 개의 볼넷도 얻지 못했다'며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스스로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칭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5회까지 애틀랜타 타자들은 퍼펙트게임을 당했고, 9회까지 2루 이상 전진하지 못했다'며 '류현진이 완봉승을 거두기까지 93개의 공이면 충분했다'고 썼다.

다저스 출신 대선배 오렐 허샤이저도 류현진의 최근 투구를 극찬했다. 다저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1988년)을 이끌었고, 시리즈 MVP를 거머쥐었으며, 사이영상까지 받은 그는 애틀랜타전을 앞두고 "올 시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류현진의 삼진-볼넷 비율에 대해 "류현진의 투구 메커니즘엔 결점이 없다. 딜리버리를 반복할 줄 알면 제구도 잘 되는 법"이라며 "류현진은 이 부분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투수"라고 했다.


애틀랜타전 완봉승으로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전구단 상대 승리를 거뒀다. 명실상부한 다저스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류현진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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