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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무조건 공이 빨라야 하고 삼진 잡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각 구단 마무리 가운데 실점이 없는 투수는 조상우가 유일하다. 평균자책점 뿐만 아니라 피안타율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095)에서 조상우를 능가하는 마무리는 현재 없다.
류중일 감독이 꼽는 마무리 조건에 부합하는 LG 투수는 고우석이다. 2017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신인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으니 올해가 프로 3년차. 첫 시즌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다 지난해 56경기에서 67이닝 동안 3승5패, 3홀드, 평균자책점 5.91을 올리며 LG의 주축 불펜투수로 올라섰다.
고우석은 지난 21일 키움전에서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생애 첫 세이브를 올렸고, 2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1이닝 1안타, 1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2세이브를 따냈다. 그리고 이날 KT 위즈를 상대로는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1⅓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한 피칭을 이어갔다.
류 감독은 "대구에서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을 때 바로 그 모습이다. 빠른 공으로 파울, 파울로 카운트를 잡다가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았다"면서 "작년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경험을 쌓았고 올해는 구위나 제구력이 훨씬 좋아졌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로 삼진을 잡는 게 돋보인다. 올해 변화구 제구력이 아주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류 감독이 언급한 마지막 타자란 삼성전 9회말 박계범을 말한다. 당시 고우석은 박계범을 상대로 직구로 승부를 이어가다 9구째 133㎞ 슬라이더를 바깥쪽 스트라이크로 꽂아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고우석은 평균 150㎞, 최고 154㎞짜리 직구를 던지며, 그 비중은 76.5%에 이른다. 변화구는 슬라이더다. 류 감독은 특히 슬라이더의 타이밍과 제구가 향상됐다고 보는 것이다. 강속구와 슬라이더 볼배합은 마무리 투수들에게는 '전가의 보도'와도 같다. 류 감독이 고우석을 신뢰하는 이유다.
류 감독은 정찬헌의 복귀 시점에 대해 "공을 만지는 시점이 돼야 뭔가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당분간 고우석의 활약이 이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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