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3루타 어려워 생각지도 않았다"는 박병호. 발 느려도 사이클링 히트 할 수 있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9-05-01 10:24


4월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4회 키움 박병호가 SK 다익손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날렸다. 힘차게 타격하고 있는 박병호.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4.30/

한 경기서 안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기록하는 사이클링 히트는 보기 드문 진기록이다. 38년째인 KBO리그에서 역대 25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홈런이 빠지거나 3루타가 빠지거나 혹은 단타가 빠져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지 못하는 사례는 수두룩하다. 발빠른 교타자에겐 홈런이 어렵고, 홈런을 많이 치는 장타자는 발이 빨라야 가능한 3루타가 힘들다.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는 4월 30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서 사이클링 히트에 다가섰다. 2회초 첫타석에서 3루수앞 땅볼로 물러난 박병호는 0-1로 뒤진 4회초 SK 선발 브록 다익손을 상대로 좌월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6회초엔 우중간 안타로 2타점째를 올렸고, 7회초엔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2루타를 쳤다. 3루타만 치면 사이클링 히트. 기자실에서도 긴장을 하고 박병호의 타석을 지켜봤다. 박병호는 8회초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록달성에 실패하는가 했지만 동료들이 계속 출루하고 득점을 하면서 9회초에 다시한번 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친 타구는 3루타가 되기엔 아쉬웠다. 깨끗한 우전안타. 3루타가 빠진 사이클링 히트였다.

박병호는 경기 후 사이클링 히트에 대해 묻자 "나의 주력으로 3루타 쉽지 않다고 생각했고, 희박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의도하지도 않았고 신경쓰지도 않았기 때문에 아쉽지도 않다"라고 했다.

역대 사이클링 히트 달성자들을 봐도 발이 느린 선수는 별로 없다. 하지만 있기는 있었다. 2008년 안치용(당시 LG)이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를 친 안치용은 3회초 우중간 2루타, 5회초 좌월 스리런 홈런을 쳤다. 그릭 6회초 좌중간으로 큰 타구를 쳤다. 보통은 2루타 정도로 끝낼 수 있는 타구였지만 처음부터 전력질주를 한 안치용은 3루까지 달려 세이프되며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타구가 큰 포물선을 그리며 담장까지 가면서 안치용에게 충분히 달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3년전인 2016년엔 최형우(KIA)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통산 도루가 27개밖에 되지 않는 대표적으로 잘 뛰지 않는 타자다. 그래도 최형우는 "보기 보다 발이 빠르다"라고 했고 사이클링 히트로 그 말을 증명했다. 2016년 8월 18일 수원 KT전서 4회초 중전안타, 5회초 중전안타를 친 최형우는 6회초에 우중간 3루타를 치며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기 시작했고, 7회초엔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쳤다. 그리고 마지막 9회초 좌월 투런포를 쳐 대기록을 달성했다.

박병호도 발이 느린 편은 아니다. 2012년엔 20개의 도루를 기록해 20-20클럽에 오르기도 했고, 2013년과 2015년엔 10개의 도루를 했었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3루타를 치기 쉽지 않은 구장이라 박병호가 욕심을 부리지 않은게 아니냐는 말도 있다. 인천은 좌우가 95m로 짧고 좌우중간도 깊은 편이 아니다. 게다가 박병호의 타석 땐 외야수들이 모두 뒤쪽에서 수비하기 때문에 박병호로선 3루타가 쉽지 않다. SK행복드림구장은 개장 이후 한번도 사이클링 히트가 나오지 않았다.

역대 가장 많은 사이클링 히트가 나온 구장은 역시 가장 크다는 잠실구장으로 총 6번이었다. 그 다음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와 대구 시민구장이었다. 시민구장은 작아 3루타가 잘 나오지 않는 구장으로 사이클링 히트가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의외로 많이 나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