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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제 됐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KT 위즈 이대은이 드디어 '에이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피칭을 했다.
그동안 이대은은 4차례 등판에서 모두 부진했다. 가장 긴 이닝이 5이닝이었다. 당연히 퀄리티스타트는 없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고, 1패만을 기록. 평균자책점은 7.27이나 됐다.
그리고 지난 14일 1군엔트리에서 빠졌다. 오른손 중지의 살점이 떨어져나가 시간이 필요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공을 채서 던지다보면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기도 하지만 살점이 나가기도 한다. 이대은은 살점이 뜯어져 나가는 스타일인데 며칠 쉬면 살이 채워지고 하는데 계속 좋지 않다보니 본인이 확실하게 낫길 원했다"라면서 "포크볼이나 변화구가 그리 좋지 못해 장타를 맞았는데 손가락이 좋아지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가락이 좋아진 이대은은 확실히 달랐다. 변화구의 각이 그전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출발이 좋았다. 처음으로 1회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신일고 1년 선배인 이준수와 2006년 이후 1년만에 다시 배터리 호흡을 맞춘 이대은은 선두 김강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힘있게 출발했다. 이어 2번 고종욱을 2루수앞 땅볼로 잡고 3번 최 정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끝냈다. 이전 4번의 선발등판에선 모두 1회에 점수를 주며 처음부터 끌려다녔던 것과는 다른 출발이었다.
직구 구속도 최고 147㎞로 빠르게 들어온데다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투심 등 다양한 변화구의 제구도 좋았다.
1회를 잘 막아내자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2,3회도 연속 삼자범퇴로 끝냈다. 3회초 선두 7번 제이미 로맥과는 볼 3개를 연거푸 던진 뒤 변화구 3개를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루킹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4회초 SK 중심타선을 상대로 제구가 흔들렸다. 2사후 3번 최 정과 4번 한동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5번 정의윤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5회초 노히트노런이 깨졌다. 1사후 로맥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것. 첫 안타를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8번 최 항과 9번 김성현을 연속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5회까지 투구수가 58개에 불과할 정도로 빠르게 타자들을 잡아냈다. 7회까지 계속 무실점 피칭을 한 이대은은 투구수가 85개에 불과해 8회초에도 나왔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힘이 빠졌는지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9번 김성현에 이어 1번 김강민에게까지 연속 볼넷을 내줬다. 결국 주 권으로 교체. 주 권이 고종욱과 최 정을 범타로 막았지만 2사 1,3루서 4번 한동민에게 1루 강습 안타를 허용해 1점을 내주면서 이대은에게 1실점이 주어졌다. 팀이 0대3으로 패하며 이대은은 시즌 2패를 안았다.
하지만 이대은은 2차 1라운드 1순위 투수의 실력을 드디어 보여주면서 KT 구단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시간을 보낸 이대은을 이제는 편안한 시각으로 봐도 될 듯.
KT는 비록 꼴찌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해와는 달리 거의 매경기 접전을 펼치고 있다. 윌리엄 쿠에바스-라울 알칸타라의 두 외국인 투수와 금민철 김 민 이대은 등 국내 투수들이 모두 안정감 있는 피칭을 해 이젠 어느 팀과도 해볼만한 마운드를 갖췄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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