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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뿐 아니다. 인성도 으뜸이다.
LG 에이스 타일러 윌슨(30). 데뷔 해였던 지난해 그는 연착륙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윌 크라이'라는 짠한 별명을 얻었다.
삼성전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승리였다.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윌슨의 완벽투 속에 8대0 완승을 거뒀다. LG 류중일 감독의 통산 550승이었다.
관심을 모았던 노히트노런 투수 맥과이어와의 선발 맞대결도 완승이었다. 방어율 1위(0.66) 윌슨의 외국인 투수 선발 맞대결. 윌슨이 7이닝 무실점으로 삼성타선을 무력화 하는 사이, 맥과이어는 5이닝 동안 홈런 2방 포함, 8피안타 4개의 4사구로 6실점(5자책)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윌슨은 이날 무실점 호투로 0.66의 방어율을 0.57로 낮추며 이 부문 선두를 이어갔다. 2위인 팀 동료 차우찬(0.87)과의 격차를 벌렸다.
윌슨은 이날 LG 야수들의 공-수에 걸친 측면지원을 충분히 받았다. LG 타선은 채은성을 제외한 선발 전원안타로 8득점하며 윌슨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안타를 못친 채은성은 수비로 더 큰 지원을 했다. 6.7회 결정적인 두차례의 호수비로 윌슨이 물개 박수를 이끌어 냈다. 적어도 이날만큼은 윌크라이가 아닌 윌스마일이었다.
지난해 보다 더 강력해진 에이스. 무슨 일이 있었을까. 경기 후 만난 윌슨은 껄껄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에 비해 더 많이 편해졌어요. 동료들을 더 많이 알아가면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받고 있죠. 동료들이 편해졌고, 가족의 서울 생활도 더 편해지다보니 야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언터처블급 강력한 올시즌. 모든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야수들이 호수비로 많이 도와줬어요. 그 덕분에 투구수도 아낄 수 있었죠. 포수 유강남의 리드와 블로킹이 점점 더 좋아지면서 저 뿐 아니라 우리 팀 투수 전체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불운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윌크라이라는 별명을 저도 압니다. 일단 경기장을 떠나면 절대 화나는 일은 없어요. 오히려 불펜과 타자 동료들이 제 승리를 챙겨주기 위해 노력하죠. 우리는 팀의 목표를 위해 한 곳을 보고 좋은 기운을 나누는 특별한 관계입니다."
야수들이나 타자들의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빠르고 과감한 승부를 걸 줄 아는 승부사. 실력 뿐 아니라 인성까지 흠 잡을 데 없는 선수를 누가 싫어할 수 있을까. 그렇게 윌슨은 LG라는 팀 속에 빠르게 녹아들며 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서의 이정표를 세워가고 있다.
평균자책점 1위 경쟁자인 차우찬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이야기 했다.
"우리 둘 다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차우찬 선수는 정말 대단한 피칭을 하고 있죠. 아주 좋은 경쟁의 자극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팀이 이기는데만 포커스를 두고 있어요. 오직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자는 생각 뿐이죠."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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