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확 줄어든 경기 시간, 결국 정답은 공인구?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4-17 09:18


2019 KBO 리그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개막전 경기가 23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렸다. 만원 관중을 기록한 잠실 개막전 경기에서 두산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3.23/

결국 공인구에 좌우되는 걸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몇 시즌 동안 꾸준히 '스피드업'을 외쳤다. 경기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은 비단 KBO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야구 트렌드가 됐다. 메이저리그도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다.

경기 시간이 길면 '야구는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팬들의 신규 유입이 더뎌지기 때문이다. 제한 시간을 두고 펼쳐지는 축구, 농구 같은 종목들은 인기가 갈 수록 더 뜨거워지는 반면 야구는 올드한 이미지가 있다. 이런 이미지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경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템포가 느리기 때문이다.

KBO는 타고투저 현상이 경기 시간을 늘리는 주범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2014년부터 급격하게 심해진 타고투저 현상은 KBO리그의 판도를 바꾼 요소다. 투고타저 시절이던 2008년 연장을 포함한 KBO리그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14분이었다. 평균 경기 시간은 이후 점점 늘어나더니 2014년에는 역대 최장 시간인 3시간 27분을 돌파했다. 이듬해에 3시간 21분으로 조금 줄어드는듯 싶었지만, 2016년 다시 3시간25분으로 늘어났다. KBO가 '스피드업'을 본격적으로 외친 2017~2018에는 2년 연속 3시간21분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경기 시간이 훨씬 단축됐다. 16일까지 총 100경기를 진행했고 연장 포함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15분으로 작년보다 6분가량 줄어들었다. 평균 경기 시간이 가장 짧은 팀은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로 3시간8분이다. 가장 느린 팀은 롯데 자이언츠로 3시간25분이다.

물론 시즌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투수들이 지치기 시작하는 여름에 다시 경기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되려 시즌 초반에 경기가 늘어지고,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짧아지는 그래프를 그렸었다.

무엇보다 올 시즌 경기 시간 단축 즉,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된 이유는 공인구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KBO가 공인구 반발 계수를 조정하기로 했고, 시즌 초반 그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물론 공인구 제조사인 스카이라인사가 1차 검사에서 몇몇 기준치를 초과하는 제품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고, 다시 반발 계수를 확실히 조정한 공을 쓰려면 4월말~5월초는 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도 현장에서는 달라진 공인구 효과를 느끼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은 "연습 타격에서도 홈런이 안나온다. 예전에는 빗맞은 타구도 홈런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에는 확실히 '갔다' 싶은 타구도 외야에서 잡히는 경우가 훨씬 늘어났다"고 했다.


KBO가 '스피드업'을 위해 타자들의 등장곡과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고, 공수 교대 시간을 단축하고, 스트라이크존 확대 등 여러가지 방법을 시행했지만 결국 가장 두드러지는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인구였다. 이제 줄어든 경기 시간이 리그 흥행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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