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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야구 선수들의 합법적인 메이저리그 진출이 당분간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성 산하 해외자산통제실은 지난 6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쿠바 야구연맹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고 해당 자금은 쿠바 정부에 대한 재정 지원과 같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은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추진되기 시작한 미국과 쿠바간 민간 교류 정책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했다. 양 리그가 협정에 합의한 직후 워싱턴에서 반대 분위기가 일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협정의 취지를 담은 공문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해외자산통제실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해당 공문을 보냄으로써 쿠마 야구연맹이 추진해 온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 간 직접 계약 조치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양 리그간 협정 내용에 따르면 쿠바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때 사이닝보너스 100%를 자기 몫으로 받을 수 있고, 구단은 해당 보너스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방출료(release fee) 명목으로 쿠바 야구연맹에 지불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이 내용을 문제삼고 있다. 존 볼턴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8일 트위터에서 "쿠바는 야구선수들을 경제적 담보물로 사용하기를 원하고 있고, 메이저리그에 그 권리를 돈 받고 파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쿠바 출신 선수들의 인권 침해를 종식시키고자 하는 협정의 목적을 견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재무성에 보낸 공문에서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1루수 호세 어브레이유, 뉴욕 메츠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등을 언급하며 지난 수 십년간 자행돼 온 인권침해의 위험성을 해소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밥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해 12월 20일 협정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메이저리그는 그동안 쿠바 선수들의 안전과 경제적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범죄 조직에 의해 자행되는 인권 침해를 종식시키려고 노력해왔다"면서 "이 협정을 통해 과거 쿠바 선수들이 겪었던 국제적 고난과 위험 없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당시에도 트럼프 정부는 해당 협정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정부가 양 리그간 협정에 제동을 걸고 나선 건 베네수엘라와 연관이 있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쿠바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군사, 정보 지원을 했다는 이유로 고발한 상황이다. 미국은 좌파 마두로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을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볼턴은 트위터에서 "미국 최고의 인기스포츠는 쿠바 정권이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도와주는 걸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만일 이번 협정이 미국 정부의 반대로 백지화된다면 제3국으로 망명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는 과거의 현상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ESPN은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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