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윤성환, 6이닝 1실점 승리요건...클래스를 보여준 투구의 정석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4-07 16:28


7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1회말 삼성라이온즈 선발투수 윤성환이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이 악물고 던졌다. 마치 신인 같은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는 팀 내 최고참 투수였다.

'황태자' 윤성환(38)이 돌아왔다.

7일 인천 SK전에 올시즌 첫 선발 등판했다. 2군에 머물던 그는 이날 경기 전 엔트리에 등록됐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경기 전 "2군 등판에서 평균 스피드는 133~134㎞였다. 수치는 그렇지만 베테랑 선수인 만큼 갈수록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믿음을 표했다.

본인도 당황스러울 만큼 지난해 뚝 떨어진 직구 구위. 세월은 무게는 거스를 수 없었다. 겨우내 충실한 훈련을 소화 했지만 시범경기 당시까지만 해도 예전 구위는 돌아오지 않았다. 직구 최고 스피드가 130㎞ 중반에 그치자 특유의 낙차 큰 커브의 위력도 반감됐다. 타자들이 기다렸다 중심에 맞힌 타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결국 시즌을 앞두고 윤성환은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조금 더 몸을 만들어 오라"는 당부였다.

세상에는 되는게 있고 안되는게 있다. 떨어진 구속을 시즌 중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윤성환은 2군에 머무는 동안 자신의 장점에 집중했다. 스피드보다는 볼끝과 제구에 집중했다. 경험과 제구 만큼은 리그에서 윤성환의 클라스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

선택과 집중, 제대로 통했다. 마운드에 오른 그는 초 집중 모드로 SK 타자들을 상대했다.


이날 윤성환의 피칭은 그야말로 투구의 교과서였다. 타자 구석구석을 파고 들었다. 좌우 공간 활용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보여준 투구의 진수였다. 코너워크와 완급조절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직구 최고 135㎞에 그쳤지만 허를 찌르는 피칭에 SK 타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바깥쪽 공에 허리가 빠져서 툭 건드리는 타구가 많았다. 공이 빠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을 멈추지 않았다. 5회를 마친 시점에 투구수는 단 70개에 불과했다. 공 빠른 젊은 투수들이 꼭 한번 지켜봐야 할 모범답안 같은 경기운영이었다.

돌아온 윤성환은 선발 6이닝 동안 86개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첫 선발 등판을 성공리에 마쳤다. 1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후속 3타자를 범타처리했다. 긴장된 1회를 넘기자 몸이 풀렸다. 2,3회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2-0으로 앞선 4회 1사 후 정의윤의 안타와 로맥의 볼넷으로 맞은 1,2루 위기에서 이재원을 병살 처리하며 노련하게 넘겼다. 5회 선두타자 최 정에게 안타를 허용해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2타자를 처리하고 5회를 마쳤다. 윤성환은 6회 1사 후 고종욱에게 우월 솔로홈런으로 2-1 추격을 허용했다. 정의윤의 연속안타로 1사 1루. 로맥의 파울플라이를 1루수 러프가 놓쳤지만 윤성환은 차분하게 러프와 이재원을 범타 처리하고 자신의 임무를 성공리에 마쳤다.

최고참 투수의 부활투에 야수들도 힘을 냈다.

삼성은 2회 2사만루에서 김동엽의 내야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4회에도 선두 강민호와 이학주의 연속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호수비도 잇달았다. 2회 2사에 유격수 이학주는 강승호의 느린 타구를 러닝스로로 정확하게 뿌려 이닝을 마쳤다. 5회 1사 2루에서 강승호의 큼직한 중월성 타구를 중견수 김헌곤이 30m 이상 뒤로 달리며 캐치하는 슈퍼플레이로 윤성환을 도왔다. 윤성환이 돌아서서 왼손을 번쩍 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성환은 2-1로 앞선 7회 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팀이 승리하면 지난해 9월5일 이후 첫 승이자 통산 128승째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명품 커플 궁합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