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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회장이 어렵사리 선출됐다.
2019시즌 KBO리그 최고 연봉자(25억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선수협을 이끈다. 복수의 야구계 관계자들은 24일 '최근 선수협이 진행한 투표 결과, 이대호가 새 회장에 선출됐다'고 전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이날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투표 결과가 정리됐고,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 회장 선출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협은 지난 18일 대전에서 연 이사회를 통해 각팀 연봉 상위 1~3위 3명씩 총 30명을 새 회장 후보로 정하고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당초 후보를 팀당 1명씩으로 압축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개인이 갖는 부담감을 선택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결정을 내렸다. 후보들은 개인 의사와 관계없이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결과에 무조건 따르는 '강제 당선'이 된 셈이다.
회장 선거 방식이 전해진 뒤, 이대호의 당선이 유력히 점쳐져왔다. KBO리그 간판 타자 타이틀이 붙는 실력 뿐만 아니라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라는 상징성 탓이다. 롯데 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선수들 중 고참급에 속하는 위치 역시 새 회장 당선 가능성이 유력히 점쳐진 부분이다. 야구계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이대호가 몰표를 받았다"며 분위기가 일찌감치 기울었음을 암시했다.
이대호는 2017시즌 뒤에도 한 차례 새 회장으로 거론된 바 있다. 하지만 본인의 후보 선정 고사와 선수협의 투표 문제 등으로 인해 불발된 바 있다. 하지만 강제 조항이 적용된 이번 투표에서는 자동으로 후보에 올랐고, 결국 회장직을 떠안게 됐다.
선수협 회장 자리는 2017년 4월 이호준(현 NC 다이노스 코치)이 '메리트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2년 가까이 공석이었다. 회장 선출 움직임은 수 차례 있었지만,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표류했다. 그 사이 선수 간 '빈익빈 부익부' 문제나 팬서비스 이슈 등에서 제 구실을 못하며 '귀족협회'라는 달갑잖은 비난을 받았다. 유례없는 스토브리그 한파에 이어 2월 KBO실행위원회에서 FA제도 개선이 논의 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수협 내부에서조차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새 회장으로 선출된 이대호와 새롭게 구성될 집행부가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KBO리그를 비롯해 일본 프로야구-메이저리그를 차례로 거친 이대호는 롯데를 넘어 한국 야구 팬들의 큰 지지를 받는 선수다. 불가피하게 맡게 된 회장직이지만, 선수들의 권익 향상과 야구 발전이라는 선수협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주역이 될 자격은 충분하다.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직무를 수행하느냐에 선수협과 후배 선수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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