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커스] 시범경기 구단 자체 중계, 안한다고 비난할 수 없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3-13 08:50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시범경기. 이 경기는 방송사 중계, 구단 자체 중계가 없어 현장에 오지 않으면 볼 수 없었다. 고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끝내 방송사들이 KBO리그 시범경기 중계 포기를 선언하면서 최근 '핫이슈'로 떠올랐다. 구단들은 부랴부랴 대책 찾기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2일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전국 5개 구장에서 10개 구단이 설레는 첫 시범경기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텔레비전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는 경기가 하나도 없다. 그나마 빠르게 대응에 나선 롯데 자이언츠가 상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중계했다. 나머지 구장에서는 관중석에서 야구를 보는 몇몇 팬들이 개인 채널을 통해 중계를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사실상 제대로 된 화면으로 볼 수 있었던 경기는 상동 경기 하나 뿐이었다.

구단들은 하루종일 발등에 불이 떨어졌었다. 자체 중계를 해야할지, 준비 사항은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등 여러가지를 체크하느라 분주했다. 롯데는 남은 시범경기 홈 경기도 계속해서 구단 채널을 통해 자체 중계를 하기로 결정했고, 다른 팀들도 오후 늦게 최종 결정을 내렸다. KIA 타이거즈는 13일 SK 와이번스와의 홈 경기부터 자체 중계를 실시하고, 한화 이글스 같은날부터 중계를 한다. 정확히 몇 경기를 중계할 수 있을지는 추후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KT 위즈도 이번 주말부터 열리는 홈 4경기를 자체 중계한다.

LG 트윈스나 두산 베어스는 잠실구장을 시범경기 기간동안 쓰지 못해 원정을 다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지만, 나머지 구단들은 홈 경기에 대한 부담이 가중됐다. 몇몇 구단은 여전히 확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자체 중계 수준이면 괜찮은데, 홈에서 열리는 시범경기 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어느정도 화면 등등이 괜찮아야하지 않나. 당장 설비가 갖춰져있지 않은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다. 팬들의 요청은 많은데 너무 갑작스럽기 때문에 준비가 쉽지 않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원래 시범경기는 구단들이 자체 중계를 할 권리가 없다. 보통 자체 중계는 아프리카TV나 유튜브,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이뤄진다. 이런 채널들은 KBO와 정식으로 계약된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야구 콘텐츠를 다이렉트로 내보낼 수 없다. 하지만 방송사의 중계가 불발됐을 때는 중계권 대행사의 허가를 통해 가능하다. 그동안은 에이클라가 그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도 이렇게 방송사의 시범경기 중계가 끝까지 파행될거라는 예상은 하기 힘들었다. 보통 시즌 전 잡음이 있어도 결국 대부분의 경기 중계가 잡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사들이 중계 포기를 확정했고, 새롭게 선정된 우선 협상 대상자인 통산 5개사가 구단 자체 중계를 할 수 있도록 'OK' 했다. 팬서비스 차원의 결정이었다.

방송 중계가 불발된 상황에서 발로 이리저리 뛰며 급박하게 자체 중계를 결정한 구단들의 노력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여건상 당장 자체 중계를 할 수 없는 구단들의 상황을 비난할 수도 없다. 보이지 않는 눈치 싸움에 야구를 보고싶은 팬들만 고통받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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