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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신인 한화 이글스 박윤철(23)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다. 인터뷰 도중 박상원(25)이 불쑥 인터뷰실을 찾았다. 박상원은 "제가 제일 아끼는 후배죠. 대학 시절 룸메이트 이기도 했어요"라며 웃었다.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표정.
박윤철의 대학시절 활약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는 박상원이다. 그렇기에 아픈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프로에서 자만은 파국임을 알기에.
박윤철은 연세대 에이스로 통했다. 지난해 대학리그에서 12승2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대단한 성적이었다. 최고구속은 147km를 찍었다. 하지만 그는 고졸이 아닌 대졸. 수년전부터 대졸 신인들은 고졸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야구 잘하는 선수들은 예외없이 프로로 직행한다. 선택받지 못한 이들이 대학교로 떠밀려 가는 형국이다. 국내 대학야구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절치부심, 4년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선수들도 간혹 나오고 있다.
박상원이 그렇다. 지난해 4승2패9홀드 평균자책점 2.10으로 리그 정상급 불펜요원으로 거듭났다. 연봉은 31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박상원은 "(박)윤철이에게 '우리는 바닥'이라고 했다. 대졸은 고졸에 비해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뭔가 확실한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대로 절망이라고 했다. 윤철이가 내게 페이스를 서서히 끌어올리겠다고 하더라. 그러지 말라고 했다. 지금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자칫 잘못하면 2군으로 간다고 말해줬다. 정신 바짝 차리라고. 경기운영능력이나 배짱이 좋은 친구다. 잠재력이 큰 후배"라고 했다.
박윤철은 "(박)상원이형에게 이것 저것 많이 물었다. 큰 도움도 받았고,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는 형이다. 늘 감사한 마음"이라며 "요즘은 정신이 없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나도 할수있다'고 끊임없이 주문을 외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철은 지난 18일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1군 선수들을 상대로한 연습경기에서 3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한화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은 상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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