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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계기를 찾고싶어요"
두산 베어스 이현승(36)은 김승회(38)와 함께 팀내 최고참에 속한다. 배영수와 권 혁이 새로 합류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베테랑이 어깨 위에 짊어진 무게감은 크다.
그래서 이현승은 이번 캠프에서 누구보다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다. 스스로 정답을 찾기 위해서다. 김태형 감독은 "현승이가 경력이 쌓이다보니 이제는 여기저기 아픈 곳이 있어서 늘 컨디션 조절에 대한 걱정이 있다. 항상 현승이의 컨디션을 살피고, 몸 상태가 좋을 때만 나가고 그렇지 않을 때는 무리하지 말라고 주문을 하는 편이다. 이제는 풀타임을 뛰기 쉽지 않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항상 이야기 한다"고 걱정스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오키나와 1차 캠프 소감은.
캠프 기간이 짧아지다보니 항상 준비를 하고 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잘 해보려고 의욕적으로 준비를 했는데, 최근 며칠 동안은 몸 상태가 살짝 좋지 않아 훈련을 많이 하지는 못했다. 너무 열심히 하다가 보니 역효과가 난거다.(웃음)
-지난달 후배 이용찬과 함께 해외 개인 훈련을 다녀오는 등 열심히 준비했다.
나름 한다고는 하는데, 그냥 열심히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잘해야 한다.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 2년 정도(2015~2016년) 높은데까지 올라갔었는데 떨어지다보니 순식간이다. 준비만 하는게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후배들에게 안지려고 스스로 과해지는 부분이 있어서 조절을 하고 있다.
-1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한 베테랑인데도 야구는 늘 어려운 것 같다.
정말 어렵다. 10년차 이상인 선수들은 자기 루틴과 스타일이 생기지만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부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아직도 배우고 있다. 열심히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 완급 조절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캠프가 짧아지니까 조금만 컨디션이 안좋아도 꽤 많은 부분을 망칠 수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있기 때문에 정말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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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후배들을 보면 먹는거부터 다르다. 몸 관리법이 우리 어릴때랑은 정말 다르고, 후배들도 철저하게 지키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눈치도 본다. 내가 후배일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내가 좋은 마음으로 밥을 사줘도 '얘네가 불편한가?', '먹기 싫은데 선배가 가자고 하니까 와있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에 혼자 안절부절하기도.(웃음) 그만큼 달라진게 많다. 물론 나는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아직 한창이다. 세상이 많이 좋아져서 '롱런' 하는 분들도 많다. 그 부분에서는 용기가 생긴다. 어떻게 마음먹고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지난해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고, 여러모로 페이스가 안좋았기 때문에 더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부상이다. 정재훈 코치님도 그렇고 다른 형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몸만 안아프면 지금도 다시한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저도 아직 배우고 있다. 반등할 기회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의 사나이'인 만큼 다시 한번 가을 무대에 대한 열망이 있을 것 같은데.
3볼에 스트라이크 던질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걸 아직 모르나?(웃음) 농담이고, 신기한게 정말 포스트시즌 때만 되면 컨디션이 올라오는 스타일이다. 자체적으로 힘이 막 솟는다. 코치님들한테 이렇게 시즌 끝내기 너무 아깝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시즌 때는 안좋아도 가을만 되면 좋아진다. 왜그럴까?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한국시리즈에 서있는 자체만 해도 영광이고, 그 영광을 두산 동료들이 만들어줬기 때문에 올해도 기대하고 있다.
-2019년을 어떻게 보내고 싶나.
다시 한번 계기를 찾고싶다. 좋았던 기억들을 다시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스스로도 반등하고 싶다. 작년엔 운동도 잘 안됐고 너무 아쉬웠다. 원래 이현승으로 돌아가서 밝고 긍정적이면서 저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그 사람과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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