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리포트] '장타도 펑펑' 감 잡은 정수빈, 역대급 타격 페이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2-14 11:38


정수빈.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 야수들의 연습 배팅이 시작되면, 최근 가장 돋보이는 타자는 바로 정수빈(29)이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 아직 연습 기간이지만 타구가 배트에 정확히 맞아 날아가는 정타를 연신 날린다. 비거리도 상당해 멀리가는 장타가 많다. 선수들이 저마다 각자의 컨디션에 따라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수빈의 페이스는 유독 돋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오버 페이스'는 결코 아니다. 정수빈은 스스로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한다. 경찰 야구단에서 보낸 2년의 시간과 지난해 가을 복귀 이후 1군 투입이 감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프로 데뷔 이후 곧바로 1군에서 기회를 잡아 정신 없이 달려오기만 하던 정수빈은 군 입대 직전인 2016시즌 부진을 맞았다. 뭘 해도 안되는, 돌파구를 찾기 힘든 시즌이었다. 그해에 홈런 타자로 우뚝 선 김재환과 동기생인 박건우가 1군에서 치고 올라오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기도 했다. 결국 정수빈은 그해 타율 2할4푼2리(269타수 65안타)로 극도의 부진을 겪은 후 경찰에서 군 복무를 시작했다.

쉼 없이 달려오던 정수빈에게 경찰에서 보낸 시간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수빈도 "경찰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무조건 정신적으로 편하게 생각하자고만 마음 먹었고, 실제로 정말 편하게 지냈다"고 돌아봤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 야구가 보였다. 정수빈은 경찰에서 생각하고, 구상하던 야구를 지난해 9월 팀 복귀 이후 본격적으로 펼쳤다. 복귀 후 2경기에서는 9타수 1안타. 적응 시간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 성급하게 등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정수빈은 보란듯이 3번째 경기부터 반전을 만들었다. 시즌 막바지 26경기를 뛰면서 정수빈이 거둔 성적은 타율 3할6푼7리(98타수 36안타) 2홈런 23타점. 장타율이 무려 0.469에 달할만큼 '거포'로 변신을 마쳤다.

정수빈은 "이제 어떻게 쳐야할지 나만의 것을 정리한 것 같다. 이제는 타격폼에서 많은 변화를 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지금 타격감이 너무 좋은데 이 상태에서 굳이 무리해서 끌어올리지도 않을거고, 페이스를 늦추지도 않으려고 한다. 이대로만 시즌 끝까지 유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키나와=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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