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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전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용규(34)는 큰 결단을 내렸다. FA 선언 1년 유예. FA는 선수에게는 황금 권리다. 리를 포기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부상으로 성적이 나빴기도 했지만 스스로 자신이 이었기에 고민 끝에 'FA 재수'를 택했다.
이용규는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첫 FA 대박(4년 67억원)을 쳤고, 두번째 FA 기회. 한해 한해 나이를 먹을수록 몸값이 급락하는 것이 30대 중반 FA의 현실이다. 이용규에게도 1년은 귀한 시간이다. 당시 이용규는 "이런 성적으로 FA를 선언하고 싶지 않다. 스스로에게 용납이 안된다"고 했다.
이용규의 지난해 개인성적은 2017년에 비해 좋아졌다. 팀은 11년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이용규는 2017년 부상으로 57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47안타), 12타점 10도루에 그쳤다. 지난해는 134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144안타) 36타점 30도루를 기록했다. 물론 프로 15시즌 평균타율이 3할2리인 이용규에게 100% 만족스럽진 않다.
그래도 한결 나아진 성적을 바탕으로 당당히 FA를 선언했다. FA 외야수 중 유일한 주전이기도 했다. 협상은 해를 넘겨 두 달째 진행되고 있지만 감감 무소식. 한화 구단의 첫 제시 안은 이용규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었다. 옵션 등 수정 제시안 역시 아쉬움이 크다.
그렇다고 타팀으로의 이적이 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보상금은 비교적 적지만 보상선수가 걸림돌이다. 시간도 촉박하다. 스프링캠프 출발이 불과 4일 앞으로 다가왔다. 타 팀도 전력구성을 거의 마친 상태다. 한화가 아니면 갈 곳이 없다.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이용규의 FA 1년 유예판단이 실효를 거뒀다고 보기 힘들다. 지난 시즌과 올시즌의 FA 시장 온도 차는 크다. 15명의 선수가 FA를 선언했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7명만이 계약했다. 특A급을 제외하고는 구단들의 몸값 후려치기가 이어지고 있다. 중간 지대가 사라졌다. 김상수(29)는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와 3년 1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올시즌 최연소 FA도 4년 계약을 보장받지 못했다.
이용규는 한화로부터 당초 2년 계약을 제시받았다. 총액은 계약기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시즌 활약은 2017년을 뛰어넘었지만 몸값에 충분히 반영되는 모양새는 아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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