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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이란 실제 가치보다 부풀려진 부분을 말한다. 거품이 낀 기업에 투자하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실적 중심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게 비즈니스 논리이며, 프로의 세계다. 프로야구에도 거품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올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론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 가진 실력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을 가리켜 '거품'이라고 한다. 연봉 1억을 받는 선수가 5000만원을 받는 선수보다 못하면 '거품'이요 '먹튀'라는 말까지 듣는다.
100억원을 얼마나 넘기느냐가 관심사지 그 밑을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양의지에게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KBO가 프로야구선수협회에 제안한 FA 제도 개선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선안 가운데 하나인 '4년 기준 몸값 상한선 80억원'이 도입됐다면 양의지는 협상도 필요없이 몸값이 그대로 책정됐을 것이다.
양의지 영입에 나선 구단은 적극성에 차이가 있었을 뿐이지 두산과 NC 말고도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도 검토는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FA의 몸값은 시장 논리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다. 공급은 제한적이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올라가게 돼 있다. 이 시스템은 부정할 수도 없고 부정해서도 안된다. 다만 수요측 입장에서 무리하게 '베팅' 수준을 높이는 건 문제가 된다. 구단의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투자는 시장 가격을 흔들고, 해당 구단의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100억원 시대를 연 KIA 최형우(4년 100원)를 비롯해 롯데 이대호(4년 150억원), LG 트윈스 김현수(4년 115억원)에 이어 이번 오프시즌 양의지와 SK 와이번스 최 정(6년 106억원) 등 5명이 100억원 이상을 찍었다. 불과 2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구단의 공식 발표가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100억원 이상의 계약은 이전에도 존재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거품' 현상 주도 세력은 구단이다.
반대로 중간급 FA들은 갈 곳 없는 신세가 될 위기다. 현재 남은 11명의 FA 가운데 박용택 이용규 송광민 이보근 윤성환 김민성 등을 제외한 2~3명은 원소속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아'가 될 수도 있는 처지다. 그 중에서는 지난해 1년 계약 수준과 비슷하거나 낮은 제안도 있다고 한다. 직전 시즌 연봉의 300% 또는 '200%+ 선수 1명'으로 돼있는 보상 규모가 크다 보니 다른 구단에서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KBO리그 FA 제도는 위에서는 '거품론', 밑에서는 '미아론'이 늘 논란이 돼 왔다. KBO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논의와 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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