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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진 아들' 노학준 "간절함으로 야구, ABL 도루왕 하고파"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1-03 11:20


사진제공=질롱코리아

사진제공=질롱코리아

사진제공=질롱코리아

'야구판 미생(未生)' 질롱코리아 중견수 노학준(20)은 호주로 건너간 지 두 달만에 팀 내 유일하게 별명이 생겼다. '학쏘우(saw)'. 현지 팬들은 "노학준이 '톱'이란 단어처럼 경기를 썰어버린다(제압한다)"며 엄지 손가락을 세운다. 팬도 생겼다. 호주 교민이 아닌 호주인이다. 노학준은 3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소녀 팬이 생겼다. 7세 말리사다. 매 경기 보러 온다. 경기가 끝나면 달려와 안기고 인형과 쿠키도 선물해준다. 손편지도 준다. 영화 보러 가자고 데이트 신청까지 한다"며 웃었다.

노학준은 이미 유명세를 탔다. 아버지가 '파이어볼러' 노장진(45)이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고 진로를 고민할 때 아버지의 권유로 질롱코리아 트라이아웃을 통해 입단하게 됐다. 노학준은 "당시 국내 프로 팀에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야구선수를 유지하는 것만 생각했었다. 야구가 좋고 야구가 하고 싶었다. 대학진학과 질롱코리아를 두고 고민하다 외국 선수들, 마이너리그 유망주들과 대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휴대폰 메신저에도 'keep going'이란 글귀가 쓰여있다. 노학준은 "호주에 와서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의 꿈이 있고 그 꿈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의미로 글귀를 정했다. 묵묵히 가면 원하는 곳에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생애 첫 프로무대 적응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외국 선수들의 남다른 피지컬에 기가 눌렸다. 노학준은 "호주프로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은 체격조건이 좋다. 야수로 타자를 맞았을 때도 한국 선수들과 느낌 자체가 다르다. 위압감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노학준이 버틸 수 있게 도움을 준 건 역시 프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김진우 장진용 이재곤)이었다. 노학준은 "고교 이후 프로시스템에서 야구를 못해봤기 때문에 몸 관리를 배우고 있다. 또 선후배 관계도 배우고 있다. 선배들은 나의 버팀목"이라며 "진우 선배가 많이 조언해주신다. 툭툭 던지시는 한 마디가 큰 도움이 된다. 후배들에게 편안하게 대해주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제공=질롱코리아
질롱코리아는 성적이 좋지 않다.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사우스웨스트에서 최하위(5승23패)에 처져있다. 그러나 이들은 볼을 던지는 것이 아니다. 꿈을 던지고 있다. 노학준은 "구대성 감독님께서 첫 번째로 말씀해주신 것이 있다. '승패에 연연해하지 말고 팬들에게 끝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강조하셨다. 사실 우리는 아무래도 승수를 많이 거두고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가고 싶었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호주야구 수준이 높더라.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학준은 발이 빠르다.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3일 현재 ABL리그에서 도루 2위(9개)를 기록 중이다. 1위와 2개차. 노학준은 "개인적인 목표는 타율 3할 이상이다. 도루왕을 해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래도 팀에선 다리가 빠른 편이기 때문에 감독님께선 출루해서 득점으로 연결하라고 주문하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야구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와 화이팅이 좋다. 다만 기복을 줄여야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진한 팀 성적에 팬들은 비난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노학준은 하나만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질롱코리아에는 프로 출신 선수들 뿐만 아니라 꿈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재기하는 선수들이 모였다. 간절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 있다. 선수들끼리 돈독하게 지낸다. 보시는 분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우리도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야간훈련 등 굵은 땀을 흘린다. 겉보다는 우리의 진심을 봐주셨으면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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