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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 또 신중.
두산 베어스는 아직 외국인 타자를 확정하지 않았다. 지난주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와의 재계약을 마치면서 한 시름 덜었지만, 아직 중요한 계약이 하나 남아있다. 올해 어느때보다 빠르게 외국인 선수 계약이 진행되면서 현재까지 3인 계약을 완료하지 않은 구단은 두산과 KT 위즈 2개팀 뿐이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와의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원하는 로하스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늦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두산은 어느때보다 신중하게 후보군을 분석해 계약을 협의 중이다.
100% 입맛에 맞는 선수를 찾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두산이 가장 이상적으로 원하는 타자는 1루수 혹은 외야수고 장타력을 갖춰야 한다. 두가지 수비가 모두 가능하면 금상첨화다. 또 큰 거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조건에 맞는 선수가 온다고 해도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이미 지미 파레디스, 스캇 반슬라이크로 올해 쓰디쓴 실패를 맛봤던 두산이다. 이들도 '멀티 플레이어', '빅리그 경험', '장타를 하나씩 쳐줄 수 있는 타자' 등 기대를 걸 수밖에 없었던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실패만 남기고 떠났다. 이런 경험을 거울삼아 이번에는 팀이 원하는 100%가 아니더라도 가지고 있는 장점이 100% 한국에서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영입한다는 전제 하에 리스트를 꾸렸다. 설령 다른 선수와 수비 포지션이 겹치거나, 타선에서의 역할이 중복된다고 해도 좋은 선수가 있으면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물론 두산은 리그 최상급 야수진을 갖춘 팀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타자 계약은 무척 중요하다. 내년에는 중심 타자인 양의지가 빠진 상황에서 타선을 꾸려야 한다. 또 예상치 못했던 주축 타자들의 부상이나 부진 등 올 시즌 같은 변수가 발생했을 때, 이런 틈을 채울 수 있는 역할을 외국인 타자가 해야한다. 이미 한국시리즈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부분이기도 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