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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쿠바 출신 야구 선수들의 미국 밀입국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사무국(MLB)과 쿠바야구협회(FCB)가 선수 계약과 관련해 공식 협정을 맺었다.
메이저리그사무국과 메이저리그선수협회(MLBPA)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쿠바야구연맹과 계약을 체결했다. 따라서 앞으로 쿠바 출신 야구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은 2021년 10월 31일자로 만료되고, 관련 기관들은 추후 계약 연장을 합의할 수 있다. 쿠바는 일본, 한국, 대만에 이어 메이저리그사무국과 계약을 맺은 4번째 외국 리그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쿠바 출신 선수들은 무척 많다. 라파엘 팔메이로, 올랜도-리반 에르난데스 형제 등이 큰 명성을 얻었고, 현역 선수 중에는 LA 다저스의 간판 선수 야시엘 푸이그, 뉴욕 양키스의 강속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 율리에스키-루르데스 구리엘 형제도 쿠바 출신이다. 이들 모두 고국을 탈출해 메이저리거가 됐다.
쿠바는 미국과 1961년 국교가 단절된 이후 적대국으로 대치했다. 쿠바 야구선수들은 아마추어 최강으로 꼽히며 국제 대회 상을 휩쓸었지만, 선수들은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정식적으로 도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쿠바 탈출과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계약을 중계해주는 에이전트를 통하거나, 불법 밀입국을 감행해야만 미국땅을 밟을 수 있었다. 과거 몇몇 선수들은 대회 참가차 미국에 갔다가 탈출을 저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쿠바와 미국의 국교가 정상화 됐고, 이후 양 국가간의 평화 분위기가 피어났다. 이번 협정 역시 이런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