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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못지 않은 실력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프로야구 골프 최고수로 손꼽히는 감독들의 샷대결, 궂은 날씨도 방해하지 못했다.
세 감독은 야구계에서 소문난 싱글 골퍼들. 특히 조편성 결과 동반 라운드가 결정돼 누가 최강자인지 가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시작부터 불꽃이 튀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릴 때도 있었고, 안개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홀도 있었지만, 세 감독은 자로 잰 듯한 샷으로 코스를 공략했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누가 앞선다고 할 수 없이 비슷했다. 230~240m씩 날아갔다. 구질은 세 감독이 모두 달랐다. 양 감독은 드로우샷을 구사했고, 류 감독은 완벽한 스트레이트샷이었다. 염 감독은 드라이버는 페이드샷으로 보통 치는데, 아이언은 드로우와 페이드 구질을 모두 사용했다.
세 감독은 공히 아이언샷, 어프로치, 퍼팅 삼박자가 딱딱 맞았다. 쳤다 하면 온그린, 굴렸다 하면 홀에 딱딱 붙어 컨시드 사인이 떨어졌다. 프로야구가 아닌 프로골프 경기를 보는 듯 했다. 양 감독이 버디 5개를 기록했고, 류 감독이 3개, 염 감독이 2개로 응수했다.
전반 9홀에만 버디 3개를 성공시킨 양 감독이 근소하게 앞서나갔다. 하지만 후반 마지막 홀을 앞두고 승부사 류 감독이 2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양 감독을 상대로 1타 차 역전에 성공했다. 양 감독도 꿈틀했다. 마지막 18번째 파5 홀에서 기가 막힌 버디로 파에 그친 류 감독과 동타를 이루며 경기를 마쳤다. 양 감독과 류 감독 최종 71타, 경기 초반 몸이 조금 덜 풀렸는지 '부진'했던 염 감독이 76타를 쳤다.
하지만 이날 중요한 건 승부가 아니었다. 야구장에서는 서로를 이겨야 하는 상대지만, 모처럼 골프장에 나와 서로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세 감독은 이날 달콤한 휴식 시간을 가지며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에서도 함께 잘해보자며 주먹을 맞댔다.
여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