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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결별 롯데, 더 중요해진 좌완 기대주들의 성장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12-01 22:29 | 최종수정 2018-12-02 09:00


◇차재용.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한승혁.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정태승.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더 이상 설 자리는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베테랑 좌완 투수 이명우(36)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올 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따낸 이명우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서 잔류 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새 시즌의 롯데에서 이명우가 설 자리는 없었다.

이명우와의 결별은 가뜩이나 부족한 롯데의 좌완 투수진이 더욱 옅어짐을 뜻한다. 롯데의 좌완 투수 기근은 해묵은 골칫거리다. 강영식(37·현 잔류군 재활 코치), 이명우 외에 두드러지는 좌완 투수가 없었다. 지난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좌완 투수들을 대거 지명했을 정도.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고민만 깊어지는 모습이다. 올 시즌에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고효준을 영입해 좌완 투수 진용을 갖췄지만, 성과는 아쉬움에 그쳤다.

올 시즌 1군 마운드에 선 롯데 좌완 투수는 이명우와 고효준(35), 정태승(30) 세 명 뿐이다. 이명우(59경기 44이닝 1패2홀드, 평균자책점 5.32)와 고효준(43경기 32⅓이닝 2승3패7홀드, 평균자책점 6.96)이 풀타임 1군 투수로 활약했고, 정태승은 단 3경기(2⅔이닝, 평균자책점 6.75에 등판한게 전부다.

이명우와의 결별은 양상문 감독(57)이 선언한 '신예 중심의 마운드 재건'의 강화를 뜻한다. 그동안 베테랑 좌완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팀 체질에서 육성을 통한 경쟁력 확보로 전환함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결단의 배경은 자신감이다. 양 감독은 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 25일까지 한 달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마무리캠프에서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다. 그동안 '미완의 대기'로 꼽혔던 좌완 투수들의 성장이 돋보였다. 차재용(22)은 이번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투수 중 가장 좋은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브피칭과 연습경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승혁(22)과 정태승 역시 상당 부분 발전을 이뤄냈다는게 양 감독의 판단이다.

관건은 마무리캠프에서 증명한 가능성이 새 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주형광 롯데 투수 코치(42)는 차재용을 두고 "이번 마무리캠프를 통해서 성장한 것은 맞다. 하지만 더 성장할 수 있고, 그렇게 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자신의 기량을 100% 보여준 것은 아니라는 것. 한승혁과 정태승 역시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보여준 만큼 여전히 다듬어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이들 모두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훈련과 경기를 통해 어떻게 보완해 나아가느냐가 성장의 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다.

베테랑과의 결별로 생긴 빈자리, 누군가는 채워야 한다. 기회를 부여받은 신예들의 성장은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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