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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7은 예로부터 길한 수로 불렸다.
한국시리즈에서의 난타전,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우승을 놓고 다투는 무대에서 모든 팀들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선다.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은 물론, 플레이오프 사투를 뚫고 올라선 팀들도 어떻게든 최고의 컨디션을 갖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린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실책 등으로 실점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타선 폭발로 대량득점이 만들어지는 소위 '빅이닝'은 하늘에 별따기다. 이번 시리즈에서 양팀이 7점까지 가는 과정을 돌아봐도 한방에 몰아치기보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올려 '위닝포인트'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산은 정규리그 팀 타율(3할9리)과 안타(1601개), 타점(898점), SK는 팀 홈런(233개) 1위 팀이다. 하지만 1~3차전에서 두산의 팀 타율은 2할5푼2리, SK는 2할4푼에 그치고 있다. SK가 3경기서 5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정규리그와 마찬가지로 '홈런군단' 기질을 뽐낸게 그나마 눈에 띈다.
다가오는 시리즈에서 과연 이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을까. 두산은 3차전을 앞두고 4번 타자 김재환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변수가 생겼다. 그러나 1번부터 9번까지 언제 터질 줄 모르는 응집력과 특유의 끈끈함을 무시할 수 없다. SK 타선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정교함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우승트로피를 향해 더 가까워질수록 양팀 타선의 집중력은 더 살아날 것이다. 7점을 향한 싸움은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