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력 보강 절감한 장정석 감독, 트레이드에서 해법찾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1-07 12:51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PO) 5차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장정석 감독(왼쪽)과 코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11.02/

"굳이 얘기한다면 투수쪽이다."

지난 2일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패한 직후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투수 보강에 관한 생각을 잠깐 밝힌 바 있다. 한 시즌 내내, 그리고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진 선수들의 활약을 칭찬하고 실패의 모든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린 끝에 잠깐 언급한 말이었다.

하지만 무심코 한 말은 아니다. 내년 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팀의 출발점이 투수력 보강부터 시작돼야 하는 건 자명한 일이다. 올해 넥센은 투수 파트, 특히 불펜 쪽에서 매우 힘든 한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발단은 주전 마무리 투수였던 조상우의 팀 이탈부터였다. 5월 하순에 성폭행 혐의로 조상우가 빠지면서 필승조였던 김상수가 마무리를 맡게되는 과정에서 한 차례 혼선이 빚어졌다. 결과적으로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5.08로 전체 4위지만,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5.67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는 불균형 현상이 빚어졌다.

그나마 김상수와 이보근 오주원 등 베테랑 투수들과 김성민 양 현 등 젊은 투수들이 불펜에서 힘을 내준 덕분에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었지만, 한계점은 명확했다. 특히 포스트시즌 10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핵심 불펜들의 체력이 소진된 이후 치명타를 얻어맞는 모습을 통해 장 감독은 불펜 보강에 대해 큰 필요성을 느낀 듯 하다.

현 시점에서 장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FA 영입이고, 두 번째는 자력 강화다. 마지막은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이다. 이 중에서 제1안에 해당하는 FA 영입은 효용성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팀의 전통적 기조와도 맞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올해 FA 매물로 나올 필승조 투수도 마땅치 않다.

두 번째 방법은 기존 투수진의 육성과 성장을 이끌어내는 방법이다. 이건 지금까지 히어로즈 구단이 꾸준히 해왔던 방법으로 특별히 새롭게 시도하는 건 아니다. 다만 투수 육성의 주요 포인트를 불펜 필승조 육성에 좀 더 집중할 수는 있다. 이제껏 해왔던 대로 이 방법은 계속 유지될 듯 하다.

그렇게 보면 새롭게 시도할 방법은 트레이드 뿐이다. 선수층이 두터운 팀의 특성을 이용해 포지션이 중복되는 유망주를 내주고 다른 팀에서 검증된 투수를 영입하는 방법이다. 넥센의 젊은 야수진을 탐내지 않는 구단이 없기 때문에 카드만 맞는다면 얼마든지 시도해볼 수 있다. 주전급은 안되더라도, 1.5군급 백업 선수들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트레이드 방식의 변용으로 사인&트레이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이보근과 김민성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두 선수 중 한명, 또는 두 명 모두와 일단 FA계약을 한 뒤에 특정 구단과 트레이드를 시도하는 식이다. 꽤 복잡하고 구단간의 교감이 먼저 이뤄져야 하지만 잘 활용하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묘안이 될 수 도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과연 장 감독과 고형욱 단장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남북교류 특별페이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