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한국시리즈에 대해 이미 두산 베어스가 우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있다. SK 와이번스가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나 치르고 올라온데다 두산이 정규시즌에서 워낙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기에 두산이 쉽게 우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92년 롯데 자이언츠가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첫 사례를 남겼다. 당시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2연승으로 꺾은 롯데는 해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승리해 빙그레와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당시 플레이오프 5차전과 한국시리즈 1차전 사이는 3일. 3일의 휴식을 한 롯데는 1차전을 잡으면서 분위기를 잡았고, 빠르게 4승1패로 우승까지 내달렸다.
9년뒤인 2001년 두산베어스가 다시 한번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만들었다. 당시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현대 유니콘스를 3승1패로 눌러 사흘간의 휴식을 얻었다.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1차전서 패한 두산은 분명 위험해 보였다. 하지만 다음날 비가 내려 2차전이 하루 연기되면서 반전을 맞았다. 비가 삼성의 상승세를 눌렀고, 두산에게 희망을 줬다. 2차전을 잡아낸 두산은 더욱 여유를 찾게 됐다. 이후 3차전부터 7차전까지는 두산의 홈인 잠실에서 열리기 때문. 당시 한국시리즈는 1,2차전은 1위팀 홈, 3,4차전은 플레이오프 승리팀 홈에서 열리고 5∼7차전은 잠실구장에서 열리게 돼 있었다. 그래서 3차전부터 두산의 홈인 잠실에서 계속 열리게 된 것. 잠실에서 3,4차전을 이긴 두산은 하루 더 휴식을 한 뒤 5차전에서 패했지만 6차전을 승리하며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
SK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서 역대급으로 남을 명승부를 펼치며 승리해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이전 5번의 사례처럼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