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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18시즌 KBO리그 최강팀을 가리는 한국시리즈의 막이 오른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고 한국시리즈에 대비해온 두산 베어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피튀기는 혈전을 벌인 SK 와이번스의 맞대결은 야구팬들에게도 '빅카드'다.
우선 두산의 '아픈 손가락'은 장원준이다. 지난 시즌까지 최강의 토종 선발 자리를 지켰던 장원준이 올 시즌에는 웬일인지 무기력했다. 불펜으로 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두산 유니폼을 처음 입은 2015년부터 1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가장 성공적인 FA로 꼽혔던 장원준이 FA 마지막 해에 힘이 빠졌다. 3승7패-평균자책점 9.92로 기록만 보면 장원준의 것이라고 예상할 이가 드물 정도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한가닥 기대를 놓칠 수 없는 선수가 장원준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7이닝 무실점, 2016년에는 8⅔이닝 1실점으로 아웃카운트 하나 모자른 완투승을 기록했다. 2015년에도 7⅔이닝 1실점으로 매년 한국시리즈에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해주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는 불펜에서 등판하지만 컨디션만 좋다면 위기의 순간에 등장할 수 있다. 또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롱릴리프가 가능한 선수이기도 하다.
SK의 '아픈 손가락'은 앙헬 산체스다. 160㎞에 가까운 강속구를 뿌리며 KBO리그 타자들을 돌아서게 만들었던 산체스는 시즌 초까지만 해도 가장 성공한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꼽혔다. 하지만 전반기 7승3패-3.42로 깔끔한 모습을 보였던 산체스는 후반기 1승5패-8.78로 전반기와 완벽하게 상반된 기록을 남겼다. 체력 저하가 원인으로 꼽혔지만 지난 8월 12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은 미스터리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아웃카운트 단 하나만 잡고 10실점(9자책)은 신인급 투수가 올라와도 나오기 쉽지 않은 기록이다. 결국 9월말 2군에 내려간 산체스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등판해서도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3실점했다.
산체스에게 기대해볼만 점은 역시 플레이오프 들어서 보여준 호투다. 시즌 초 모습을 찾은 듯 강속구를 뿌려대는 압도적인 모습이 코칭스태프를 만족시켰다. 하지만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긴 이닝을 믿고 맡기기도 힘들다.
양 팀의 '아픈 손가락'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6년만에 가을야구에서 만난 두산과 SK의 불꽃튀는 승부에 '키맨'이 그들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