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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거짓말'로 마지막까지 멋있었던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
넥센을 이끄는 장 감독도 마지막 품격을 보여줬다. 장 감독은 5차전 후 "5차전 가장 아쉬운 장면이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정말 없다. 전혀 아쉽지 않다. 선수들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아쉽지 않을 감독이 어디 있을까. 장 감독은 아마 밤새 잠을 못이뤘을 것이다. '왜 내가 여기서 이 선수를 바꿨지', '왜 내가 이런 작전을 쓰지 않았지'라는 생각을 수만 번 했을 것이다. 분명히 잡을 수 있는 경기였고, 찬스도 수차례 왔었다. 누가 봐도 아쉬운 장면이 여러개였다. 아쉽지 않다는 장 감독의 말은, 그동안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에 대한 배려였다. 말그대로 착한 거짓말이었다.
장 감독은 염경엽 전 감독의 사퇴 후 지난 시즌부터 넥센 지휘봉을 잡았다. 운영팀장 출신으로 지도자 경험이 없었기에 걱정의 시선이 많았다. 키보드를 사람들을 괴롭히는 일부 네티즌들은 그를 입에 담지 못할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단기전 조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터지지 않는 팀 간판 박병호에 대한 자존심을 지켜주는 동시에,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내는 용병술로 이제 KBO리그 확실한 감독으로 자리매김 했다.
누가 봐도 너무나 아쉬울 장면, 아쉬움을 토로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에서 터져나올 것 같은 슬픔을 참고 선수들을 챙긴 건 멋진 수장의 모습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