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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라이언 피어밴드가 2년 만에 처음으로 구원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어떤 배경이 있었을까. 피어밴드는 3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0-3으로 뒤진 4회말 선발 김태오에 이어 노아웃 주자없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김태오가 4회 양석환과 아도니스 가르시아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을 한 뒤 채은성에게 좌중월 투런포를 허용하자 KT는 피어밴드를 기용했다. 피어밴드는 4회 수비 시작부터 3루쪽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피어밴드는 6회까지 3이닝 동안 안타 2개를 허용했을 뿐 4사구 없이 탈삼진 4개를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투구수는 44개였다. 불펜피칭을 대신한 개수로는 적당해 보인다. 3일 뒤 삼성전 선발등판에 아무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불펜피칭을 할 바에야 실전 마운드에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도 괜찮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전날 LG에 패하며 NC 다이노스에 반 게임차 뒤진 최하위로 밀려났다.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은 포기했지만, 창단 후 4년 연속 최하위로 시즌을 마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KT는 구단 안팎에서 올시즌 최소한 탈꼴찌는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시즌 막바지 NC와 9위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날 피어밴드의 등판 주기에 맞춰 총력전을 선택했을 수 있다. 김진욱 감독은 이에 대해 경기 후 "김태오-피어밴드 조합은 미리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피어밴드는 벤치의 계획대로 호투를 펼치며 4대3 승리를 이끌고 구원승을 따냈다. 여전히 최하위인 KT는 이날 승리를 통해 NC와의 승차를 일단 제거했다.
경기 후 피어밴드는 "지난 경기 후 구원으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서 부담되지는 않았다. 팀이 중요한 시기에 승리하는데 기여해 기쁘다. 선발 또는 구원에 상관없이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