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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승 투수. 이용찬의 선발 복귀가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신의 한 수'였다.
어느덧 15승 고지까지 밟았다. 이용찬은 팀 동료인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또다른 동료 조쉬 후랭코프(18승)와는 3승 차이다. 다승 최상위권 3명이 모두 두산 소속이다. 또 국내 투수들로 한정하면, 이용찬이 다승 1위에 오른다.
개인적으로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용찬은 지난 2012시즌 선발 투수로 풀타임을 뛰며 10승1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이미 10승을 넘어섰고, 앞으로 1~2번 정도 등판 기회가 더 주어질 것을 감안하면 16승으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평균자책점도 3.63으로 리그 상위권이다. 부상으로 한달가량 빠진 기간이 있어 아직 규정 이닝에 1이닝 모자라지만, 충분히 채울 수 있다.
두산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후 일찌감치 이용찬의 선발 재전환을 준비했다. 2012시즌까지 선발로 뛰었던 그는 두차례의 수술(2013년, 2017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로 지난해까지 불펜으로만 뛰었다. 그러다 팔꿈치 통증에서 멀어진 시점에 다시 선발로 복귀하게 됐다. 팀 입장에서도 '모험'이 통했다. 지난해 5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준 함덕주를 마무리로 전환하고, 이영하나 박치국 등 '영건' 대신 이용찬의 복귀를 결정했다.
사실 6년만의 선발 복귀인만큼 누구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들도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용찬이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둘 때까지만 해도 '후반기에 지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용찬은 스스로 증명해냈다. 초반 집중타를 맞고 와르르 무너지는 등판이 몇차례 있었던 점은 추가 보완점이지만,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을만 한 선발 복귀 시즌이었다.
이제 포스트시즌이다. 그동안 이용찬은 포스트시즌에 무척 강한 투수였다. 2016년과 2017년 한국 시리즈에서 5경기에 등판해 8⅓이닝 2실점(1자책)에 불과할 정도로 철벽 투구를 펼쳤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기운을 이어간다면, 두산의 통합 우승은 수월할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