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해 1월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손상된 인대를 보강하는 수술로 1970년대 메이저리그 투수 토미 존(Tommy John)이 처음 받았다고 해서 '토미 존 서저리'로 불린다. 당시만 해도 팔꿈치에 칼을 댄 투수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있었지만, 토미 존은 수술 후 오히려 더 좋은 투구를 하며 집도의 프랭크 조브 박사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토미 존이 통산 기록한 288승 가운데 32세에 이 수술을 받고 난 뒤 추가한 승리는 절반이 훨씬 넘은 164승이다.
김광현은 지난 26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2-2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올시즌 들어 가장 많은 투구수와 탈삼진을 기록했다. 105개의 공을 던져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를 두고 김광현이 이제는 구단의 관리 방침에서 좀더 자유로워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김광현은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고, 평균 투구수는 96개였다. 투구수는 시즌 평균 87개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즉, 이제 김광현은 다른 에이스급 투수들처럼 자신이 던질 수 있는 만큼 던질 수 있는 상태가 됐다는 의미다. 주목할 것은 수술 후유증이 전혀 없고, 등판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김광현은 "최다 투구수와 탈삼진 기록 모두 개인적인 의미가 있지만,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점은 의미가 더욱 크다"고 했다.
또한 포스트시즌서도 김광현은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와 함께 원투 펀치로 활약해야 한다. 이를 염두에 둔 로테이션이 시즌 막판에 이루어질 것을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