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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박병호, 이승엽 같은 해결사 기질이 필요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8-29 07:38


◇박병호가 28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GBK구장에서 열린 홍콩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선 B조 최종전에서 타격에 임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국민타자' 이승엽에게 따라 붙는 또다른 수식어는 '해결사'다.

고비 때마다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 영광의 순간마다 그가 있었다. 메이저리거들이 나선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얻어낸 WBC 미국전 고의사구,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뽑아낸 극적인 홈런포는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세월은 흘렀고 '국민타자'의 타이틀은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에게 넘어갔다. 5년 연속 30홈런(2012~2018년·2016~2017년 메이저리그 시절 제외), 4시즌 연속 홈런왕 및 타점왕(2012~2015년) 등 각종 기록으로 커리어를 수놓았다.

박병호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중국과의 준결승전에서 맹활약하며 결승행에 일조했다. 그러나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다시 대표로 발탁된 박병호는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홈런으로 팀 우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앞선 일본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해결사 다운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박병호는 큰 기대를 받았다. KBO리그 복귀 첫 시즌인 올해 타율 3할4푼1리(311타수 106안타), 33홈런 91타점, 출루율 4할5푼1리, 장타율 7할4리로 선동열호 타선의 핵심이 되어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대만전과 인도네시아전에서 각각 4타수1안타에 그치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홍콩과의 예선 최종전에선 1안타 3볼넷에 그치다 중월 솔로포로 체면을 차렸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뒤였다.

한국은 30일 오후 2시(한국시각) GBK구장에서 A조 1위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대만에 이은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오른 선동열호는 일본전과 31일 중국전까지 모두 이겨야 금메달을 다투는 결승전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일본은 예선 3경기서 56득점을 한 반면, 2실점에 그쳤다. 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됐으나 투수진이 타선보다 막강하다는 평가. 결승행의 중대고비인 한국전엔 '벌떼 마운드'를 앞세워 한국 타선에 맞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예선 기간 경기 초반 타선 부진으로 고전을 거듭해온 선동열호 타선을 고려하면 일본전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찰나의 찬스를 살릴 해결사의 존재가 절실한 승부다. 중심타자 역할을 맡고 있는 박병호의 활약이 필요한 이유다.

이승엽은 현역 시절이던 지난 2015년 박병호를 두고 "나보다 더 위대한 선수일지 모른다. 은퇴할 쯤엔 나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운명의 한-일전은 박병호가 대선배의 예언을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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