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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으로 뛰어가야 할 것 같다."
양의지는 지난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야구장에서 치른 대표팀 두 번째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이런 코치진의 부탁을 소개했다. 그는 "파울 존이 꽤 넓어서 만약 공이 뒤로 빠질 경우 '전력을 다해 뛰어가 (상황에) 임해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배터리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진갑용 코치가 이런 세밀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GBK 야구장의 홈플레이트 뒤쪽이 상당히 넓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부산 사직구장이나 대전 한화이글스파크,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의 형태를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뿐만 아니라 1, 3루 바깥쪽 파울 지역도 꽤 넓게 펼쳐져 있다.
결국 이런 디테일한 부분을 파악한 진 코치가 양의지에게 "만약에 공이 뒤로 빠진다면 전력으로 뛰어야 한다"는 특별 지시사항을 전달했던 것. 기본적으로 양의지가 정확한 포구나 기민한 블로킹으로 공을 막아내면 될 일이지만, 야구에서는 항상 돌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밀하게 여러 상황을 감안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양의지 역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굳이 진 코치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 준비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어쨌든 그런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사람이 양의지고, 특별히 이를 대비하고 있다면 한국 야구대표팀이 허무하게 폭투나 포일 등으로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듯 하다. 양의지는 그렇게 허무하게 실점을 허용할 정도로 물렁한 포수가 아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