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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선동열호, '겸손과 책임'부터 갖추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8-19 08:00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했다. 선동열 감독과 김현수, 양현종이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첫 공식 훈련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선동열호는 지난 13일 차우찬(LG)과 정찬헌(LG), 최정(SK), 박건우(두산) 등 4명을 최원태(넥센), 장필준(삼성), 황재균(KT), 이정후(넥센)로 교체하며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8.18/

선동열호를 향한 날선 시선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첫날부터 훈련에 돌입하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선 '대충 하고 와라', '은메달 기원합니다' 등의 댓글이 넘쳤다. 같은날 소집된 일본 대표팀을 향해서는 '응원한다', '이겨달라'는 댓글이 수두룩했다.

'패배'를 위해 참가하는 팀은 없다. 저마다 목표를 갖고 최상의 컨디션과 팀워크를 만들고자 한다. 하지만 출발점부터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에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선동열호는 출발 전부터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다.

한국 야구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지난 2014년 인천 대회까지 6차례 대회서 모두 4강에 올랐다. 금4은1동1로 참가국 중 최고 성적을 냈다. 사회인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온 일본이나, 프로팀 반발로 최상의 전력을 갖추지 못한 대만과 비교해보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인 선동열호의 전력은 최강급으로 분류된다. '제 실력만 발휘하면 금메달'이라는 공감대가 병역 문제가 얽힌 일부 선수들의 문제와 겹치면서 부정적인 기류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부담감 극복은 프로의 숙명이다. 외부의 시선을 탓할수만은 없는 노릇.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은 좋은 답이 될 만하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당시 대표팀은 분위기 면에서 역대 최고였다는 평가를 들었다. 대회 중간 쉬는날에도 상대 분석을 위해 선수들이 티켓을 구해달라 먼저 요청해 야구장을 찾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코칭스태프가 "감동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상대와 진지하게 승부에 임한다는 겸손함, 대표선수라는 책임감이 만들어낸 모습이었다. 'FA(자유계약선수) 100억 시대'에 접어들며 태극마크의 가치와 무게감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우려를 딛고 만들어낸 긍정적인 모습들이다.

백마디 말보다는 행동이 우선이다. 선동열호가 현 상황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한다. 구성원 스스로가 팀을 이끈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기대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프로', '대회 최강팀' 등의 수식어를 지우고 진정성 있는 도전자의 자세를 갖춘다면 외부의 시선도 바뀔 수 있다.

환영받지 못한 출발이나 돌아왔을 땐 박수 받을 시간은 충분하다. 누구나 달 수 없는 태극마크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선동열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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