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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LG 마운드. 휴식기전 배재준을 건졌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08-16 06:15


7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LG 배재준.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7.31/

폐허가 된 LG의 마운드에 희망이 생겼다.

입단 6년차지만 1군은 올해가 처음인 우완투수 배재준이 나락으로 떨어지던 LG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배재준은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했고 승리투수가 돼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최고 144㎞의 빠른 공과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으로 KIA 타선에 집중타를 맞지 않았다.

LG로선 정말 오랜만에 선발 투수가 승리를 챙기는 모습을 봤다. LG는 지난 7월 19일 고척 넥센전서 임찬규가 선발승을 거둔 이후 21경기서 3승18패를 거뒀다. 그 3승도 모두 구원투수가 챙긴 것. 배재준이 LG 마운드의 자존심을 세웠다. 경기전 LG 류중일 감독은 "타선은 그리 나쁘지 않은데 마운드가 점수를 줘버리니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라고 불안한 마운드에 아쉬움을 표했었다.

김현수의 투런포로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배재준은 조금 불안했다. 선두 버나디나에게 안타를 맞았고, 1사후 3번 최형우에게 2루수앞 병살타를 유도했지만 유격수의 송구실책으로 2사 2루의 위기를 맞았고, 5번 김주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하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아 8-1로 벌어진 2회부터 안정감있는 피칭을 했다. 2회말 9번 김선빈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안타없이 무실점으로 잘 넘긴 배재준은 3회말엔 2번 이명기, 3번 최형우, 4번 안치홍을 차례로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보였다. 4회말에도 삼자범퇴로 가볍게 넘어간 배재준은 9-1로 앞선 5회말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기 직전 위기를 맞았다. 2아웃을 잘 잡아냈는데 1번 버나디나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더니 2번 이명기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1점을 줬다. 이어 3번 최형우에겐 좌측 2루타를 허용. 2사 2,3루의 추가실점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4번 안치홍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5회말을 마쳤다. 6회말 최동환으로 교체.

배재준은 상원고를 졸업하고 2013년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LG에 입단해 벌써 6년차가 됐지만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후 군복무를 해 2016년부터 다시 뛰기 시작했다. 1군은 올해가 처음. 7월말부터 구원투수로 활약하다가 지난 9일 잠실 삼성전서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된 타일러 윌슨의 대체 투수로 첫 선발등판했었다. 당시 5이닝 4안타 3실점(1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윌슨의 팔꿈치가 던질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한번 더 선발로 나섰다. 전날까지 파괴력있는 타격을 했던 KIA를 상대로 안정감있게 자신있는 피칭과 좋은 제구력을 보여 기회를 더 얻을 수 있을 듯.

배재준은 경기 후 "KIA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면서 타격이 좋았다고 전력분석 팀에서 조언해줘 변화구 위주로 간 것이 좋았다"면서 "지난 등판과 같이 5회가 어려웠는데 보완해야할 것 같다.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LG로선 새로운 선발 투수를 한명 발굴해 휴식기 이후 부상 선수가 돌아오면 좀 더 탄탄한 마운드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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