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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에 울던 롯데, KIA전 노림수 '적중'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8-09 21:19



롯데 자이언츠는 '잠수함'만 뜨면 맥을 못췄다.

8일까지 언더핸드 투수 상대 팀 타율이 2할(96타수 17안타)에 불과했다. 리그 평균(3할1푼1리)은 고사하고 언더핸드 투수 상대 팀 타율 9위 LG 트윈스(2할6푼9리)에도 크게 못 미치는 성과였다. 지난 7월 28~30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고척 3연전에서 36안타 24득점을 올린 뒤 이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2연전에서 우완 언더핸드 투수 임기영-임창용을 상대로 이틀 동안 8안타 2득점에 그친게 대표적이다.

1주일 만에 다시 찾은 광주, 롯데를 맞이한 KIA의 선발 투수는 공교롭게도 임창용이었다. 임창용은 지난 1일 광주 롯데전에서 5이닝 1실점하면서 삼성 라이온즈 시절이던 지난 2007년 8월 21일 이후 3998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당시 희생양도 롯데였다. 김기태 KIA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대로 등판하는 일정이다. 롯데전을 노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날 스타팅 라인업을 큰 폭으로 조정했다. 휴식을 예고했던 이대호를 비롯해 오른쪽 옆구리 불편함을 호소한 손아섭, 최근까지 중용했던 민병헌, 한동희를 벤치 대기시켰다. 대신 백업 요원 나경민과 최근 1군에 콜업한 허 일을 테이블세터로 세웠고, 중심 타선에는 채태인, 이병규를 배치했다. 이들 모두 좌타자라는 점은 조 감독이 임창용 공략을 위해 내놓은 승부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대변해주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조 감독의 승부수는 완벽하게 통했다. 롯데는 임창용을 상대로 5이닝 동안 10안타(2홈런)을 퍼부으며 8득점을 했다. 2회초 앤디 번즈의 투런포로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3회말 선발 투수 노경은이 KIA 타선에 4실점하면서 또다시 고개를 숙이는 듯 했다. 그러나 5회초 전준우, 채태인의 연속 안타와 손아섭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든데 이어 안중열이 임창용을 상대로 생애 첫 만루포를 쏘아 올리면서 달라진 집중력을 과시했다. 6회에 3점을 추가한 롯데는 KIA를 11대4로 제압하며 기분좋은 3연승을 달렸다. '잠수함 투수'만 나오면 잠을 설쳤던 조 감독은 이날 만큼은 단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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