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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잠수함'만 뜨면 맥을 못췄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날 스타팅 라인업을 큰 폭으로 조정했다. 휴식을 예고했던 이대호를 비롯해 오른쪽 옆구리 불편함을 호소한 손아섭, 최근까지 중용했던 민병헌, 한동희를 벤치 대기시켰다. 대신 백업 요원 나경민과 최근 1군에 콜업한 허 일을 테이블세터로 세웠고, 중심 타선에는 채태인, 이병규를 배치했다. 이들 모두 좌타자라는 점은 조 감독이 임창용 공략을 위해 내놓은 승부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대변해주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조 감독의 승부수는 완벽하게 통했다. 롯데는 임창용을 상대로 5이닝 동안 10안타(2홈런)을 퍼부으며 8득점을 했다. 2회초 앤디 번즈의 투런포로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3회말 선발 투수 노경은이 KIA 타선에 4실점하면서 또다시 고개를 숙이는 듯 했다. 그러나 5회초 전준우, 채태인의 연속 안타와 손아섭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든데 이어 안중열이 임창용을 상대로 생애 첫 만루포를 쏘아 올리면서 달라진 집중력을 과시했다. 6회에 3점을 추가한 롯데는 KIA를 11대4로 제압하며 기분좋은 3연승을 달렸다. '잠수함 투수'만 나오면 잠을 설쳤던 조 감독은 이날 만큼은 단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