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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박만 받던 먼지투성이에서 화려한 공주로 변신한 신데렐라처럼,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팀의 상승세에 걸림돌처럼 여겨졌던 넥센 히어로즈의 불펜진이 한 순간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변신했다. 가장 필요한 시점에 가장 강대한 위력을 지닌 채 돌아온 것이다. 최근 넥센이 거둔 4연승의 큰 힘은 바로 엄청나게 안정화 된 불펜의 진화에서 뿜어져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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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지표는 황당할 정도로 뛰어나다. 이 4경기에서 불펜이 거둔 승리가 3승이다. 홀드와 세이브도 각각 2개씩 추가했다. 특히 이 기간 3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안타는 단 1개밖에 내주지 않았는데 이 또한 단타였다. 볼넷 4개를 허용하는 동안 삼진은 9개나 잡아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44에 피안타율도 3푼1리로 1할에도 한참 못 미친다. 마치 치트키를 쓴 게임에서 만들어낸 기록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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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불펜진은 약 2주쯤 전 장 감독을 찾아가 "앞으로 더 막 써주십쇼"라는 말을 전달했다고 한다. 불펜진이 의기투합해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의를 다진 직후였다. 이런 결의가 시간이 갈수록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를 불태우고 있는 듯 하다. 이제 넥센은 더 이상 불펜에 대해 고민하지 않게 됐다. 막판 순위 경쟁의 커다란 호재임이 틀림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