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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캡틴' 오재원이 커리어 하이 시즌을 써내려가고 있다.
오재원은 현재 두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며 팀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주전 2루수로 사실상 풀타임을 뛰고 있다. 오재일이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있을 때는 1루수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최주환 류지혁 등 2루 수비가 가능한 대체 요원들이 있지만, 타격감이 워낙 좋아 오재원을 선뜻 제외할 수가 없다.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한번씩 쉬는 정도다. 지난주까지 두산이 소화한 104경기 중 오재원은 97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2014년 이후 물오른 타격 페이스를 살리지 못했다. 타율 2할3푼7리(334타수 79안타)에 그쳤고, 7홈런 40타점에 출루율 0.332로 시즌을 마쳤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도 2할 초반대 타율로 아쉬움 속에 2018년을 기약했다.
그래서 오재원은 시즌이 끝나고 타격폼을 찾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메이저리그 유명 코치인 덕 래타 코치에게 단기 레슨을 받는 등 끊임없이 노력했다. 다시 올라가기 위한 스스로의 발버둥이었다.
노력은 성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시즌 끝까지 지금과 비슷한 성적을 유지한다면, 데뷔 이후 최고 타율은 물론이고 안타, 홈런, 타점, 장타율 등 많은 부문에서 개인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안타는 2011시즌에 기록한 129안타에 9개 모자라고, 홈런과 타점은 이미 개인 최다 기록(11홈런-59타점)을 넘어섰다. 임팩트 있는 활약도 많았다. 6월 1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3-3 동점 상황에서 NC 이민호를 상대해 승리를 결정짓는 끝내기 스리런포를 때려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세부 기록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시즌이 중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더욱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4월까지는 타율이 2할6푼8리에 그쳤지만, 5월 월간 타율 3할5푼2리, 6월 3할6푼6리, 7월 3할9푼7리로 점점 상승하고 있다. 또 홈(0.325)보다 원정 경기 타율(0.355)이 더 좋은 편이다.
찬스에서는 더욱 강해진다. 주자가 없을 때의 타율은 3할1푼9리(191타수 61안타 7홈런 7타점)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3할6푼8리(155타수 57안타 5홈런 54타점)로 더욱 집중력이 높아지고, 그중 득점권 역시 3할5푼1리(97타수 34안타 4홈런 51타점)로 강하다.
시즌 도루 13개를 성공한 오재원은 30~40개 이상 도루를 해내던 20대때보다는 도루 시도 자체를 덜 하는 편이다. 도루는 줄었지만, 장타력이 늘어난만큼 새로운 유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두산의 공·수·주 모두 핵심 선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오재원은 노력파답게, 또 팀의 주장으로 모범적인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