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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들은 현역으로 뛰는 동안 꿈꾸는 최고의 무대로 두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가을의 고전(Fall Classic)' 월드시리즈이고, 다른 하나는 '여름의 고전(Mid-summer Classic)으로 불리는 올스타전이다. 월드시리즈가 한 시즌 피땀흘려 고생한 동료들과 우승 열매를 따내기 위한 집단적 도전의 장이라면, 올스타전은 명실공히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아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개인 최고의 영광된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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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올스타전 첫 타석에 선 것은 2-2 동점이던 8회초. 댈러스 모닝뉴스에 따르면 추신수는 7회 내셔널리그 좌완 투수 조시 헤이더(밀워키 브루어스)가 불펜에서 몸을 풀자 그의 영상을 보기 위해 클럽하우스로 뛰어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메리칸리그 A.J. 힌치 감독(휴스턴 애스트로스)은 8회초 선두 4번 지명타자 넬슨 크루즈의 대타로 추신수를 불렀다. 좌투수를 상대로 한 번 쳐보라는 뜻 같았다.
경기에서는 역대 올스타전 최다인 10개의 홈런을 주고받는 '대포쇼' 끝에 아메리칸리그가 연장 10회 8대6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추신수에 대한 현지 평가는 칭찬일색이었다. 댈러스 모닝뉴스는 '추신수가 오래 기다린 올스타전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고 했다. MLB.com은 '추신수가 절정의 출루 감각을 유지하며 아메리칸리그 승리에 기여했다'면서 '51경기 연속 출루 덕분에 생애 첫 올스타에 뽑혔는데, 오늘도 출루 방법을 계속 찾았고 8회 헤이더로부터 안타를 뽑아냈다'고 전했다.
이어 MLB.com은 '추신수는 한국인 야수로는 최초로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역사를 썼다. 안타를 친 것은 추신수와 내셔널스파크를 찾아온 그의 아내 및 아이들에게 가장 자랑스런 순간이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비로소 메이저리그의 '중심 선수'로 주목받은 날이었다.
추신수는 경기 후 댈러스 모닝뉴스 등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헤이더는 정말 까다로운 투수다. 그런 각도에서 공을 놓는 투수를 상대하려면 맞히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헤이더가 나왔는데 감독이 나를 내보내서 '정말, 나를 내보내는 건가'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추신수는 "이제 출루 기록은 얽매이지 않겠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뛰고 싶다. 이게 후반기 목표"라면서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내가 관여할 수 없는 문제다. 나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꾸며 텍사스에 왔다. 텍사스 생활에 만족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지난 5월 14일 휴스턴전부터 7월 1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까지 51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가며 화려한 전반기를 보낸 추신수는 2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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