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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사상 첫 1600홈런 시대가 눈앞에 있다.
홈런은 증가세가 뚜렷하다. 전반기 441경기에서 나온 홈런이 총 1016개, 경기당 2.3개꼴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1658개가 가능한 페이스다. 후반기로 갈수록 '타고투저'가 더 심화된 경우가 많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2015년 1511개로 첫 1500개 시대가 열렸고, 2016년은 1483개로 줄었다가, 지난해 1547개로 역대 최다 홈런이 나왔다. 올 시즌엔 최초로 1600개 돌파가 유력해 보인다.
SK 선수들이 홈런 최상위권를 점령했다. 홈런 1~5위 중 4명이 SK 소속 선수다. 최 정이 29개로 1위를 달리며 3년 연속 40홈런-홈런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제이미 로맥이 28개로 두산 베어스 김재환과 공동 2위다. 또 한동민이 23개로 4위, 김동엽이 22개로 5위에 올라있다. 이들 4명이 102개를 터트렸다. 넥센 히어로즈(99개), LG 트윈스(91개), 한화 이글스(85개),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이상 76개) 팀 홈런보다 많고, KIA 타이거즈(103개)보다 1개 적다. 무시무시한 화력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팀 홈런 244개까지 가능하다.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팀 최다홈런 234개를 가볍게 넘어선다. 2위 KT, 3위 롯데(115개)와 격차가 커 역전은 쉽지 않을 듯 하다.
KBO리그 10개 팀 모두 100홈런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어, 4년 연속 전구단 100홈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넘어 최초로 전구단 120홈런 이상이 가시권에 있다.
홈런이 제일 적은 삼성과 NC도 산술적으로 121개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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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은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제가 도입되고 맞은 두 번째 시즌. 로마이어(한화·45개) 스미스(삼성·40개) 샌더스(해태·40개) 호세(롯데·36개) 우즈(두산·34개) 피어슨(현대·31개) 등 외국인 타자들이 홈런 레이스를 주도했다. 삼성 이승엽은 54개를 터트려 사상 첫 50홈런 시대를 열었다. 30홈런 타자가 무려 13명이나 됐다. 30홈런 타자가 10명 이상 나온 것은 1999년이 유일하다. 지난해 30홈런 타자는 7명이었다.
당시엔 한시즌 바람에 그쳤지만 지금은 계속해서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금같은 홈런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1999년 홈런 광풍을 넘어서는 시즌이 조만간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