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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뽑았나, 실력으로 말하는 고영표 무력 시위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08 08:54


2018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넥센 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6.10/

왜 나를 안뽑았나.

마치 무력 시위를 하는 느낌이다. 그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KT 위즈 고영표가 2연승을 달렸다. 고영표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7이닝 9탈삼진 1실점 완벽한 피칭으로 팀의 9대1 대승을 이끌었다. 고영표는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즈전에서도 5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었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타자들은 그가 체인지업을 던질 걸 알고도 못친다. 직구처럼 오다 눈앞에서 뚝 떨어져버리니 속수무책이다. 공이 미리 떨어져버린다거나, 제구가 안되면 소용없는데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다 타자 방망이가 나오면, 마치 게임기로 조종을 하듯 절묘한 타이밍에 떨어진다.

이렇게 잘하니 KT 구단은 더욱 아쉬워진다. 고영표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대표팀 최종 선발을 앞두고 지나치게 긴장을 한 탓인지 부진했다. 대표팀 발표가 지난달 11일이었는데, 그 직전 등판에서 3연패를 하고 말았다. 고영표가 못한 부분도 있지만, 타선 지원도 부족했고 수비 실책도 나왔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정상 참작이 되지 않았다. KT는 고영표가 대표팀에 들어가지 못한 결과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대표 선수를 배출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쓰고 말았다.

고영표는 현재 리그 탈삼진 부문 전체 6위를 달리고 있다. 99 탈삼진. 토종 선수로만 압축하면 KIA 타이거즈 양현종에 이어 2위다. 경기당 탈삼진 비율로 치면 8.49개로 내로라 하는 외국인 투수들에 이어 토종 1위, 전체 8위다. 경기당 볼넷 허용은 1.54개로 리그 전체 3위. 그만큼 구위와 제구가 좋다는 걸 의미한다.

아시안게임 탈락 충격에 발표 이후 2경기 잠시 주춤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공을 던지는 모습도 훌륭하다. 탈락 직후에는 너무 힘들어 인터뷰 등도 정중히 거절했지만, 최근에는 인터뷰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프로 선수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멘탈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있다. 고영표는 "대표팀 일은 다 잊었다. 이제 즐기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최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된 투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걱정을 사고 있다. 물론, 이 선수들의 부진을 이유로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엔트리 교체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런 가운데 고영표가 더 씩씩하게 공을 던진다면 대표 선수 이상으로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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