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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가 1군 선수단과 합류해 불펜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정석 감독과 1군 코칭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치른 첫 불펜 피칭이었다. 장 감독은 "바로 경기에 등판해도 이상이 없을 정도로 준비가 잘 돼 있는 것 같다"며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해커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불펜 피칭을 했다. 일본에서 취업 비자를 받은 뒤 전날 대구로 내려와 1군 선수단과 합류한 해커는 장 감독의 요청에 따라 이날 불펜 피칭을 했다. 컨디션과 구위를 체크하려는 목적이다. 그런데 이날 해커의 불펜 피칭에는 한 가지 특이점이 눈에 띈다. 바로 현재 넥센 1군에 있는 두 명의 포수가 해커의 공을 똑같이 나눠받은 것이다. 김재현과 주효상이 정확히 15구씩 나누어 받았다.
그래서 이날 김재현-주효상 두 명의 주전 포수가 직접 해커의 공을 나눠 받은 건 특별한 의도가 담겨있다고 봐야 한다. 장 감독은 이에 대해 "오늘 불펜 피칭에서는 포수와의 호흡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즉, 앞으로 실전에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김재현, 주효상과의 궁합이 어느 정도로 맞는 지를 점검한 것이다.
사실 이미 해커는 몸상태와 구위에 관한 테스트를 거쳤다. 입국 다음 날인 지난 6월26일 고척돔 연습장에서 라이브 피칭을 했는데, 이때 90여 개의 공을 던졌다. 타자를 세워놓고 하는 라이브 피칭은 불펜 피칭보다 한층 더 실전에 가까워 구위와 제구력을 좀 더 정확히 체크할 수 있다. 여기서 해커는 합격점을 받았다. 당시 보고를 들은 장 감독은 "확실히 잘 준비하고 온 것 같다"는 평가를 했었다.
그래서 이날 대구 불펜 투구에는 실전 투입에 앞서 포수와의 호흡, 사인 등을 점검하는 의미가 크게 담겨 있다. 또 '짝꿍'을 정하는 자리라고도 볼 수 있다. 두 포수 중에서 해커가 좀 더 편하게 느끼는 쪽이 동시에 해커의 전용 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커의 출격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