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논란의 KT-NC전 강우 콜드, 어떻게 봐야 할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01 17:20



논란의 강우 콜드게임 경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던 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일찌감치 취소가 결정됐다. 원정팀 NC 선수단은 곧바로 창원으로 내려가지 않고, 구장에 나와 가볍게 몸을 풀었다.

NC 더그아웃에서는 하루가 지났어도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었다. 하루 전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6회초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고, 결국 강우 콜드게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비가 계속 왔다면 모를까, 취소 선언이 되고 비가 그쳐 아쉬움이 더 컸다. 일부 NC 팬들은 구장 중앙출입구에서 격하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NC 관계자는 "심판진이 취소 결정을 내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라운드 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과 취소 사유를 더그아웃에 알려주지 않은 점이 서운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유영준 감독대행도 "많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5회 1실점 했지만, 호투하고 있던 선발 이재학은 너무 아쉬워 마지막까지 더그아웃을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에서는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다 약 1시간의 기다림 끝에 경기가 재개됐다. 그래서 수원 심판진의 결정이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일까. 일단 강강회 심판팀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강 심판은 "취소 결정 타이밍에 비가 줄어들었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짧은 시간 안에 폭우가 쏟아져 그라운드를 지켜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

그렇다면 잠실은 기다렸는데 왜 수원은 못기다렸을까. 구장의 차이가 있다. 수원의 경우 내야 그라운드에 물이 고이면 최소 2시간 이상 작업 시간이 걸린다. 외야도 눈에 보이지 않게 물이 고인다. 정비를 떠나 외야는 시간이 해결해줄 수밖에 없다. 그에 반해 잠실구장은 물이 훨씬 더 잘 빠진다. KT 한 선수는 "우리가 앞서고 있는 상황과 관계 없이, 수원은 외야에 잔디가 촘촘하게 심어져 어제 같은 경우에서는 미끄러워 뛸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 심판은 "그동안 비가 온 여러 차례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수원 그라운드 상태에서는 경기가 힘들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강 심판은 NC쪽에 설명을 해주지 못한 건 사과했다. 강 심판은 "경험이 많지 않은 막내 심판(장준영 심판)이 나가 취소 사인을 내렸다. 경험 있는 심판이라면 통상적으로 지고 있는 팀 더그아웃에 가 사정 설명을 하는데, 장 심판이 경황이 없어 설명을 못했던 것 같다. 이 부분은 팀장인 내 실수"라고 설명했다. 취소를 시킬 때 보통 심판들이 방수포를 걷어 올려보며 확인 절차를 거치는 데, 이 부분을 생략한 것도 막내 심판의 경험 문제라고 말하며 잘못을 인정했다.

결국, 취소 결정 자체가 큰 문제인 건 아닌 상황이었는데 비가 그치고 잠실이 경기를 하며 상황이 묘하게 꼬였다. 물론, NC측에서 주장하듯이 취소를 결정하는 과정 제대로 된 운영을 하지 못한 심판진의 잘못도 분명히 있었던 경기였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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