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불안 공존 윤석민, 다시 기회 돌아올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6-15 06:30



과연 윤석민은 다시 한 번 선발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윤석민이 또 무너졌다. 윤석민은 1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2대9로 패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어깨 수술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윤석민이다. 복귀 후 3경기에 선발로 나섰는데, 결과는 3연패다. 어깨 수술 여파로, 직구에 힘이 없다. 윤석민을 상징하던 고속 슬라이더도 온 데 간 데 없다. 1군 무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완벽한 제구의 기교파로 변신을 해야하는데, 원래 윤석민은 그런 유형의 투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3번째 경기는 앞의 두 경기와 달랐다. 일단 7이닝을 소화했다. 2일 두산 베어스전, 8일 롯데 자이언츠전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5실점씩기록했다. 실점은 늘었지만, 투구 내용은 나아진 모습이었다. 1회 3실점 후, 7회 나주환에게 통한의 스리런포를 맞기 전까지 2회부터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2016년 4월 17일 넥센 히어로즈전서 9이닝 2실점 투구 이후 788일 만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뻔 했다.

3연패에 빠진 윤석민은 다시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애매하다. 홈런 3방으로 6점을 주는 과정을 보면, 확실히 구위로는 상대 타자들을 이기지 못한다. 일단 직구 최고 구속이 143km밖에 나오지 않았다. 1회 최 정이 한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홈런을 만드는 장면을 보면, 너무나 편안하게 배팅볼을 치듯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 구위가 당장 나아질 거으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2회부터 투구 패턴을 바꾸며 맞혀 잡는 요령을 터득한 듯 보였다. 힘이 떨어진 직구를 고집하지 않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너클볼을 구사해 쉽게 상대를 처리하는 모습은 분명 희망을 준 요소였다. 7회 나주환 홈런의 경우, 나주환이 계속해서 커트를 해내며 11구 승부까지 가는 바람에 마지막 집중력이 떨어진 부분이 있다. 또 나주환이 낮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잘 쳤다고 볼 수도 있다.

3번의 기회가 충분했는지, 아닌지는 김기태 감독이 판단을 할 문제다. 어렵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IA는 무작정 기회를 주기는 힘들다. 당장 중위권에서 벗어나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 KIA는 선발 요원 임기영이 윤석민이 가세한 후 불펜으로 이동해 던지고 있다. 확실한 대체 선발 자원이 있다.


그렇다고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인 선수가 희망의 끈을 놓게 할 수도 없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윤석민이 4~5선발 요원으로 한 축을 맡아주면 KIA 전력 상승에 분명 도움이 된다.

김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로테이션대로라면 다음 주중 NC 다이노스와의 홈 3연전에 윤석민 차례가 돌아온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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