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89억원' 충격과 공포의 히어로즈 스캔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5-30 17:50



상상 이상의 금액이었다. 무려 189억5000만원을 선수 팔아 챙긴 넥센 히어로즈였다.

프로야구 9개 구단 단장들은 30일 긴급 회동을 가졌다. 최근 넥센과 NC 다이노스, KT 위즈가 선수 트레이드를 하며 이면으로 돈을 챙겨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각 구단들의 자진신고를 받겠다고 했고, 이에 심각성을 느낀 나머지 구단들은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기 전 자진신고를 하기로 결의했다.

사실 사림들의 초점이 모인 건 최근 트레이드 사례였다. 지난해 넥센이 연달아 구단들과 트레이드를 하는 과정에서, 넥센은 유망주 선수만 데려오고 보낼 때는 어느정도 이름값이 있는 선수들을 보내 구설에 올랐다. 그 과정 강윤구를 데려온 NC와 윤석민을 영입한 KT의 이면계약이 적발됐고, 같은 해 김세현을 영입하며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가 이면 거래에 대한 많은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김세현 트레이드에서 뒷돈은 없었다. (물론, KIA쪽의 자진신고 내용이다.) 김성민을 내주며 김택형을 수혈한 SK 역시 선수 외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관심 밖이었던 채태인 트레이드에서 오히려 뒷돈이 오갔다. 올해 초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채태인은 원소속구단 넥센과 2년 총액 10억원에 계약을 하고 박성민과 트레이드 한다고 양 구단이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2억원이라는 숨은 돈이 있었다.

충격적인건 넥센이 주축 선수들 대거 정리를 했던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넥센은 이택근을 LG 트윈스로, 장원삼을 삼성 라이온즈로, 이현승을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시켰다. 이 선수들의 트레이드 과정에서 거액이 연관됐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 KBO도 당시 승인 조건 금액을 아예 못박았다. 하지만 그 발표 금액도 모두 거짓이었다. 25억원에 팔려갔다던 이택근의 몸값은 무려 38억원이었다. 장원삼은 20억원에서 15억원이 더해진 35억원, 이현승은 10억원의 3배인 30억원이었다.

선수 팔기에 맛을 들인 넥센은 폭주했다.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마일영(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황재균 고원준(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송신영(LG로 트레이드)을 보내며 무려 66억5000만원을 받아왔다. 이들을 트레이드 할 때는 KBO의 승인 조건 금액도 없었다. 앞선 선수 팔기 파동으로 KBO가 넥센의 트레이드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시점인데, 구단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면 계약을 통해 선수를 주고 받았다.

그렇게 히어로즈 창단 후 성사된 트레이드는 총 23건. 그 중 뒷돈이 포함된 건 12건이었다. 무려 189억5000만원의 거액이 숨겨졌던 엄청난 비리 스캔들이었다. 뒤늦게라도 구단들이 자진신고를 해 용서를 받겠다는 건 다행이지만, 충격이 너무 크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 지금 문제를 해결해야 할 지 갈피도 잡히지 않는다. KBO리그의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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