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실점 패배 로저스, 우려할 점은 없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5-24 17:06


2018 KBO리그 SK와이번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23일 인천 SK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로저스가 SK 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5.23/

내우외환이 겹친 상황, 그래도 믿을 인물은 에이스밖에 없다.

넥센 히어로즈의 중위권 싸움에 빨간 불이 켜졌다. 주전 포수 박동원과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지난 23일 오전 성폭행 의혹에 휩싸이며 1군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정확한 사실 관계는 경찰 조사가 마무리 된 뒤에 나오겠지만, 일단 팀이 받은 충격은 엄청나다. 전력 자체로서도 큰 손실이거니와 선수단의 실망감도 무척 크다.

이는 곧바로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23일 인천 SK전에서 넥센은 무려 2대13으로 크게 졌다. 무엇보다 이날 선발이 에이스인 에스밀 로저스였음에도 졌기 때문에 받는 데미지가 크다. 로저스는 이날 6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져 9안타(2홈런) 4사구 3개, 2탈삼진으로 5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로저스가 한 경기에서 5점 이상을 허용한 건 올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지난 3월30일 대구 삼성전이었다. 이날 6⅓이닝 9안타(2홈런) 6실점을 기록했다. 패전은 면했다.

두 번째는 4월11일 롯데전 때였다. 이 경기에서는 4⅓이닝 만에 8안타를 얻어맞으며 5실점했다. 올 시즌 로저스가 유일하게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경기였다. 그리고 23일 SK전에서 세 번째로 5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로저스의 이날 투구에 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아무리 에이스라도 일시적으로 흔들리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23일이 로저스에게는 그런 날이었다. 또한 홈런 2개를 포함해 9안타로 5실점 한 내용과 투구 기록을 분석하면 로저스의 부진이 일시적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날 경기는 워낙 '한 경기 4홈런'을 몰아친 SK 한동민의 날이었다. 로저스도 5실점 중에서 4점을 한동민에게 허용했다. 1회와 3회에 연타석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실점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로저스의 실투도 있었지만, 이날 한동민이 워낙 잘 쳤다. 이렇게 당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선수가 느끼는 심리적 데미지도 차라리 적을 수 있다. 두 개의 홈런을 빼고 보면 로저스는 3회 최 정에게 사구에 이어 연속 2개의 와일드 피치, 그리고 정의윤에게 우전 적시 2루타를 맞으며 1점을 더 허용했을 뿐이다. 즉, 크레이지 모드 한동민의 홈런을 지우고 보면 나머지는 정상적인 패턴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로저스는 3회까지 5점을 내준 뒤에도 6회까지 침착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1회 투구수가 36개나 됐지만, 이후부터는 투구수 관리가 잘 됐다. 좋은 밸런스를 유지했다는 의미다. 패스트볼 최고구속도 148㎞로 평소와 비슷했고, 총 투구수 대비 스트라이크/볼넷 비율도 6대4 정도로 유지되고 있었다. 때문에 이날 패배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로저스는 에이스의 위용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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