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장정석 감독, "진심으로 죄송하고, 팬들께 사과드린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5-23 18:55


2018 KBO리그 SK와이번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23일 인천 SK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기전, 넥센 장정석 감독이 소속 선수들의 성폭행 의혹 사건에 대해 사과의 말을 하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5.23/

"현장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팬들께 죄송하다. 사과 드린다."

소속팀 선수들의 성폭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공개 사과했다. 장 감독은 23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면서 "팬들께 죄송하고, KBO리그 전체에도 폐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아침 주전 포수 박동원과 마무리 투수 조상우의 성폭행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를 담당하는 인천 남동경찰서 측은 "신고자가 아침 5시21분경 119를 통해 '친구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한 뒤 조상우-박동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현재까지는 피고소인 신분이다.

이와 관련해 넥센 구단 관계자는 "22일 낮경기를 마친 뒤 박동원과 조상우가 평소 친분이 있던 두 명의 여성과 저녁을 함께 먹으며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숙소에 함께 돌아와 술을 더 마시다가 일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면담한 결과 선수들은 억울한 면이 있다고 하는데, 자세한 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날 것이다. 최대한 경찰 조사에 협력할 방침"이라고 했다. 결국 구단 측은 경찰 조사 상황등을 고려해 이날 조상우와 박동원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일련의 사건이 벌어진 뒤 SK와의 경기를 위해 야구장을 찾은 넥센 선수단의 분위기는 전날 승리에도 불구하고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장정석 감독의 표정도 어두웠다. 장 감독은 "현장의 책임자로서 선수관리에 소홀했던 점에 관해 진심으로 팬들께 죄송하다"면서 "아직 조사 중인 일이지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선수단 전체에 다시 한번 주의를 당부했다. 지금으로서는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더 드릴 말이 없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장 감독은 두 명의 핵심선수가 빠진 뒤의 운용 계획을 일부 밝혔다. 일단 마무리 투수 자리는 예상대로 필승조 김상수가 맡게 된다. 김상수는 올해 1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등 팀내에서 가장 뛰어난 구위를 자랑한다. 지난해에도 마무리 경험이 있어 새 보직에 쉽게 적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군 포수로는 김재현을 메인, 주효상을 백업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넥센은 주효상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부임 2년차인 장정석 감독은 올 시즌 유난히 악재가 많은 팀을 힘겹게 이끌어왔다. 개막 일주일 만에 주장 서건창이 부상으로 빠진 것을 시작으로 주전 6명이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되는 등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중위권에서 선전해왔지만, 이번 악재는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 장 감독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듯 하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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