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같았던 사직구장, 쏟아진 각종 기록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5-20 00:50 | 최종수정 2018-05-20 06:01


◇19일 두산-롯데전이 펼쳐진 부산 사직구장의 모습.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19일 사직구장. 2만5000석이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그라운드에선 불붙은 롯데의 방망이가, 관중석에서는 '롯데 자이언츠'를 외치는 함성이 폭발했다.

롯데는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4안타(3홈런)를 몰아쳐 15대2 대승을 거뒀다. 2회말 나종덕, 문규현이 각각 2타점 적시타를 쳤고 채태인이 2사 만루에서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으로 총 8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었다. 3회 2점, 4회 1점을 더 보탠 롯데는 8회말 전준우의 만루포까지 보태 15점을 완성했다. 롯데가 점수를 추가할 때마다 관중석에선 파도타기 응원이 펼쳐졌다.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든 사직구장에서의 파도타기는 펄펄 끓는 용광로와 다름 없었다.

'승리 이상의 승리'였다. 롯데가 한 경기서 두 개의 만루홈런을 친 것은 1982년 프로 전환 후 이번이 네 번째다. 1988년 8월 28일 사직 OB 베어스(현 두산) 더블헤더 1차전에서 김용철, 유두열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1998년 8월 28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김응국, 임수혁이 만루포 두 방을 때렸다. 1999년 9월 7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마해영, 박정태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19년 만에 터진 한 경기 2만루포, 공교롭게도 두산은 이번에도 롯데에게 한 경기서 두 개의 만루포를 내준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최다 점수 승리 기록도 경신했다. 지난 4월 29일 수원 KT 위즈전(14대8)보다 1점을 더 얻었다. 롯데가 15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승리한 것은 지난 2017년 5월 25일 사직 SK 와이번스전(17대6) 이후 360일 만이다.

채태인은 이날 만루포로 프로야구 83번째 개인 통산 1000안타를 달성했다. 지난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데뷔한 이래 12시즌, 3309타수 만에 얻은 성과다. 채태인은 경기 후 "1000안타를 칠 순간을 계속 기다려왔다"며 "'홈런으로 (1000안타를) 달성하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했는데 (기록이) 제대로 나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한 전준우는 데뷔 후 3001타수 만에 첫 만루 홈런의 기쁨을 맛봤다. 전준우는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큰 감흥이 없었다"면서도 "베이스를 돌며 (만루 홈런을) 실감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롯데는 이날 시즌 두 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오후 2시 매진된 2만5000석이 꽉 찼다. 경기 후 사직구장에선 레이저쇼와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았다. 이어진 DJ 초청 공연 땐 형광봉, 스마트폰 플래시가 어우러져 클럽과 같은 분위기가 펼쳐졌다. 말 그대로 '축제의 날'이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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