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필승조 다양화, 김성민-김선기 제구력에 달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5-17 12:12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KBO리그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넥센 김성민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16/

'미스터 제로' 김상수가 앞에서 상황을 우선 정리하고, '광속구 마무리' 조상우가 나와 경기를 끝낸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가장 이상적으로 바라는 8~9회의 장면이다. 실제로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이런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흘렀다.

김상수가 다소 이른 7회초 1사에 나와 승계주자 실점을 한 장면은 다소 아쉬웠지만, 어쨌든 승기를 내주지 않은 채 8회까지 버텼다. 그리고 조상우도 동점이던 9회초에 나와 무실점하며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김상수-조상우 조합의 안정성은 갈수록 커질 수 있다. 김상수가 꾸준히 위력적인데다 조상우도 갈수록 경험이 쌓이며 마무리에 적응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넥센이 좀 더 안정적인 불펜을 운용하려면 필승조가 좀 더 다채로워져야 한다. 지금은 이보근-김상수-조상우로 구성돼 있는데, 위력은 뛰어나지만 너무 단조로운 경향이 있다. 또 장정석 감독이 이기는 경기에 한해서 이닝을 세심하게 조절해주고는 있는데 시즌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지거나 자칫 부상 이슈라도 발생하면 대처할 방법이 막막해질 수 있다. 적어도 1~2명 정도는 더 필승조 안에 들어와야 투수진 운용이 원활해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좌완 김성민과 우완 김선기의 분발이 촉구된다. 사실 두 선수는 시즌 개막 시점에는 장 감독이 '필승조' 2선 라인으로 분류해뒀던 투수들이다. 특히 김성민은 스프링캠프 때 5선발 경쟁을 펼치던 투수다. 내심 장 감독은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길 경우 김성민을 임시로 투입하려는 방안도 준비했었다. 그만큼 신뢰가 컸다는 뜻이다. 신인 김선기도 좋은 구위로 기대를 많이 받았다.


1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KBO리그 NC와 넥센과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넥센 김선기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4.19/
하지만 개막 2개월에 접어드는 현재, 불펜에서 두 명의 위치는 어정쩡하다. 필승조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추격조로서 기용되는 것도 아니다. 김성민은 16일 고척 KIA전 때 7-1로 앞선 6회초 선발 신재영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왔다. 그리고 김선기는 7-3으로 추격당하던 6회초 2사 1, 2루 때 김성민에게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첫 상대 이영욱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다음 타자 김민식을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쳤다. 두 명 모두 리드하는 상황에서 나왔는데 오히려 위기를 초래했다.

이런 정도의 기량이라면 필승조가 되기는 상당히 어렵다. 무엇보다 이들은 제구력이 너무 흔들린다. 김성민은 18경기에서 16⅓이닝을 던졌는데 무려 13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김선기 역시 17경기-19이닝 동안 13볼넷이다. 18이닝을 던진 김상수의 볼넷이 6개(고의4구 제외) 뿐인 걸 감안하면 이들의 제구가 얼마나 흔들리는 지 알 수 있다. 결국 이 문제가 개선되는 게 우선이다. 김선기나 김성민 역시 프로선수로서의 욕심이 있을 것이다. 팀도 이들이 선전해 중요 포지션을 맡아주길 간절히 바란다. 제구력 회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요구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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