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또다시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16일 대전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게임에서 5회초까지 0-4로 끌려가다 5회와 6회 경기를 뒤집으며 5대4로 승리했다. 불펜진이 버텼고, 이성열은 역전 결승 3점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후 이성열은 "전날 금민철, 오늘 주 권의 구위가 좋아 애를 먹었다. 5회에 김태연과 최재훈 등 젊은 선수들이 물꼬를 터줘서 팀 타선이 살아났다. 날씨가 더운데 나만 지명타자를 해 미안했는데 오늘 홈런으로 빚을 조금 갚았다"며 웃었다. 이성열은 홈런을 때릴 때마다 한용덕 감독의 가슴을 때리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은 역전 결승홈런이어서 그런지 더 강했다. 이성열은 "홈런의 영양가에 따라 나도 모르게 세게 때린 것 같다. 아프실지도 모르겠지만 얼마나 좋으시겠는가"라며 환하게 웃었다. 또 "앞선 타석에서 삼진을 2개 당해 바뀔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믿어주셨다. 조금이나마 믿음에 보답했다"고 말했다.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은 이는 직전까지 1할8푼대를 치고 있던 8번 최재훈이었다. 0-4로 뒤진 5회말 1사 1루에서 최재훈은 좌익선상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상대 수비실책에 3루까지 진출했고, 9번 정은원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때 홈을 밟았다. 한화는 4-2로 2점을 따라붙었다. 한화는 6회말 1사후 김태균의 볼넷, 호잉의 볼넷으로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잠시 뒤 대전구장은 흥분의 도가니로 탈바꿈했다. 5번 이성열은 KT 두번째 투수 심재민의 바깥쪽 직구(142km)를 받아쳐 좌월 3점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한화는 단숨에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양팀 선발은 모두 웃지 못했다. 한화 선발 김재영은 4⅔이닝 5안타(1홈런) 3볼넷, 2개의 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후반에 터진 팀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은 면했다. KT 선발 주 권 역시 4회까지는 완벽한 피칭이었으나 5회부터 흔들리며 5⅓이닝 3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3회까지 팽팽하던 0의 균형은 먼저 KT가 깨뜨렸다. 4회초 KT는 1사후 4번 윤석민의 볼넷 뒤 5번 유한준의 우중간 2루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6번 황재균의 1타점 우전안타로 2-0. 7번 이진영은 밀어쳐서 좌월 2점홈런을 기록했다. 이진영의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 KT는 4-0으로 앞서 나갔다.
결국 막판 화력, 불펜진 싸움에서 한화에 밀렸다. 한화는 장민재-송은범-서 균-정우람이 4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장민재는 1⅓이닝 무실점 구원승으로 시즌 2승째(1패), 구원 1위 정우람은 시즌 15세이브째(1승)를 챙겼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