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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기둥들이 대부분 부상으로 빠져나갔어도 넥센 히어로즈에 희망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침체된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 필요한 건 결국 화끈한 한방인데, 다행스럽게도 아직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인물들은 남아 있다. 진짜 영웅이 필요한 위기의 계절,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와 점점 더 홈런 타자로서의 잠재력을 뿜어내고 있는 장영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냉정하다. 이런 핸디캡을 감안해달라고 읍소할 수도 없고, 이걸 받아줄 대상도 없다. 어떻게든 악재를 극복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넥센은 팀의 백업 선수층이 두터워 이런 대형 악재 속에서도 꿋꿋이 버텨내려는 모습이 보인다. 또한 팀의 공격을 이끌어줄 수 있는 슬러거도 아직 남아있다. 바로 초이스와 장영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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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복귀 이후 타격감은 상당히 뜨겁다. 9일부터 15일 고척 KIA전까지 선발 출전 5경기에서 타율 4할4푼4리(18타수 8안타)에 2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8개의 안타 중에서 2개가 2루타에 2개가 홈런으로 이 기간 장타율이 무려 8할8푼9리나 된다. 5할의 출루율까지 보태면 최근 5경기에서 OPS가 1.389로 KBO리그 타자 중 가장 높았다. 그나마 초이스가 이렇게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준 덕분에 넥센은 '4번 타자'만큼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여기에 장영석의 약진도 또 다른 희망요소다. 4월까지 타율 1할5푼6리로 실망감만 보여주던 장영석은 5월 들어 무섭게 배트를 휘두르며 중심타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5월 들어 치른 11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44타수 16안타)에 4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대비 팀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쳐냈다. 여기에 2루타도 3개나 치면서 7할5푼의 장타율을 찍고 있다.
특히 장영석은 지난 15일 고척 KIA전 때도 상대 선발로 나온 리그 최고의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7회 동점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팀내 유일한 득점을 올렸다. 이 홈런이 주는 의미는 같하다. 이제 장영석이 어떤 레벨의 투수를 만나더라도 충분히 홈런을 칠 역량을 갖췄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아직까지 장영석이 보완해야 할 점은 많다. 9회말 1사 1, 2루에서 임창용을 상대로 내야 플라이에 그친 장면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장영석이 경기를 치를 수록 홈런타자의 잠재력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 넥센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