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소사 내고도 패한 LG,10년 만에 8연패 수렁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5-08 21:30


8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7회 역전 2실점을 허용한 LG 소사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5.08/

이제는 에이스를 내고도 졌으니 뾰족한 수가 없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LG 트윈스가 8연승 뒤 8연패에 빠졌다. LG는 8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게임에서 선발 헨리 소사의 역투가 빛났지만, 타선이 2점 밖에 올리지 못해 결국 2대4로 패했다. 지난 달 29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8연패다. 이전 8연승을 구가하며 선두권을 위협했던 LG는 지금 중위권 싸움도 힘겨운 모습이다. LG가 8연패에 빠진 것은 2008년 6월(14일 한화 이글스전~25일 삼성 라이온즈전) 9연패 이후 10년 만이다. 8연승 뒤 8연패는 전 구단을 통틀어 사례가 드문 행보다. 그만큼 롤러코스터의 진폭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날 LG는 소사를 내세워 연패를 끊고자 했다. 소사는 현역 최강의 선발투수다. 전날까지 평균자책점 1.10으로 이 부문 1위일 뿐만 아니라 올시즌 7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 최근 6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투구했기 때문에 타선이 조금만 터져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전날까지 7연패를 당했으나 롯데를 상대로 8연패는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사는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8이닝을 책임진 것 자체가 LG 벤치로서는 고마운 일이었다. 올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1안타를 맞고 4실점해 퀄리티스타트 행진이 7경기에서 끊겼지만, 에이스로서 할 일은 다 했다. 그러나 타선이 받쳐주질 못했다. 롯데 선발 펠릭스 듀브론트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경기 후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적시타 '하나'가 끝내 터지지 않았다.

LG는 3회말 먼저 2점을 뽑으며 리드를 잡았다. 선두 정상호의 우익선상 2루타, 1사후 이형종의 중전적시타가 나와 선취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는 박용택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2-0을 만들었다. 하지만 LG의 공격은 거기까지였다. 최근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 듀브론트를 더 이상 공략하지 못했다. 4회 1사 2루에서 정상호와 윤진호가 연속 땅볼로 물러났다.

5회와 6회, 그리고 7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타로 물러나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는 사이 소사가 2-2 동점이던 7회초 안타 3개를 얻어맞고 2실점하며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LG는 8회말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동점 내지는 역전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형종 박용택의 안타에 이어 1사 2,3루서 김현수가 고의4구를 얻어 만루가 됐다. 그러나 채은성과 김용의가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롯데 불펜 진명호에게 연속 삼진을 당했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이닝이었다.

소사는 지난 2일 대전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8이닝 6안타 2실점의 빛나는 투구를 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당시 LG는 마무리 정찬헌이 9회 역전을 허용해 3대4로 패했다. 이날도 소사를 앞세우고도 패한 LG는 선수단 전체의 자신감 결여마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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