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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였다. 이쯤되면 매일 칭찬을 해줘도 아깝지 않다.
팀의 중심타선인 나성범과 재비어 스크럭스도 최원태의 볼에 맥없이 물러났다. 8회도 그럴 뻔했다. 선두타자 스크럭스는 루킹 삼진으로 아웃됐다. 하지만 후속타자로 나선 최준석은 2B1S에서 최원태의 4구 140㎞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냈다. 7회까지 NC타자들을 농락했던 명품 체인지업이었다.
운도 따랐다. 우익수 이정후가 끝까지 쫓아가 워닝트랙에서 볼을 글러브로 잡는 듯했지만 곧 튕겨져 나왔다. 하지만 우익수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됐다. 말 그대로 천금같은 안타다.
NC타선은 현재 끝간데 없는 침체 일로에 있다. 하지만 최준석만은 다르다. 늘 꼭 필요한 곳에서 안타를 터뜨려주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그를 데려올 때 원하던 바로 그런 플레이다. 연봉 5500만원의 노장 선수에게 팀은 많은 것을 바라진 않았다. 이날처럼 중요할 때 한 방, 그거면 됐다.
그는 17경기에 출전해 38타수 11안타 2홈런-타율 2할8푼9리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플레이를 뜯어보면 기록보다 더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 11안타에 타점만 9점이다.
대타로 출전했을 때는 펄펄 날아다닌다. 10타수 4안타-4할을 치고 있다. 올 시즌 기록한 2홈런도 모두 교체 출전했을 때 쏘아 올린 것이다. 주자가 없을 때는 2할1푼1리에 불과하지만 루상에 주자가 있으면 3할6푼8리를 때린다. 김 감독이 중요한 순간에 그를 내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